개념 희미해진 新舊間과 ‘탐라국 입춘굿’
개념 희미해진 新舊間과 ‘탐라국 입춘굿’
  • 제주매일
  • 승인 201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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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간’은 제주만의 독특한 세시풍속이다. 대한(大寒) 후 5일에서 입춘(立春) 전 3일까지 일주일 정도다.

이 기간은 이른바 신구세관(新舊歲官)이 교대하는 과도기. 지상의 모든 신격(神格)이 천상에 올라가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아 내려오기까지의 공백 기간으로, 이사나 집수리 등 평소 금기(禁忌)되었던 일을 해도 아무런 탈이 없다는 시기다.

신구간은 주로 전통 이사철이라 인식되어 왔으나 최근 들어선 이마저도 사라져가고 있다. 과거와 달리 신구간을 고집하지 않고 이사를 하는 젊은 세대들이 늘고 있는 데다 주택공급 역시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연중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대 성수기인 신구간 이사 물량이 예년에 비해 30~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구간’의 의미 등에 대한 인식이 점차 희미해지는 가운데 ‘2016 탐라국(耽羅國) 입춘굿’ 한마당이 올해는 신구간 기간까지 포함해 치러질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제주민예총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26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제주목관아 등지에서 열리며 도민들과 함께 무사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게 된다.

‘모관(城內) 저자에 춘등을 내걸다’를 주제로 내건 이번 입춘굿은 신구간의 의미를 제대로 알리는 등 신성한 분위기보다는 더불어 즐기는 축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춘등제와 제주신화 장엄행렬 등은 그 일환이다. 어느새 잊혀지고 사라져가는 우리의 ‘옛것’들이 축제를 통해서나마 거듭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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