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산담 문화유산으로 보호해야”
“사라지는 산담 문화유산으로 보호해야”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6.0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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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평론가 ‘제주산담’ 발간…제주무덤 재조명
▲ 제주산담.

‘제주산담’은 제주사람들의 미술적인 자각이 발생하기 전부터 조상 숭배 사상에 의해 무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오랜 세월동안 익명의 사람들은 효도라는 이름으로 제주의 현무암과 흙 등을 사용해 영혼의 울타리를 땅에 그려 갔다.

미술평론가 김유정씨가 역사적 가치와 예술성을 가진 문화 자원으로서의 ‘제주 산담’을 분석·연구한 책을 발간했다.

책은 8개 항목으로 짜여졌다. 무덤의 기념비성에 대한 내용을 시작으로 한국의 장묘제도, 제주의 장법(葬法), 제주무덤의 유형 등 제주 산담의 가치와 형태를 자세히 서술했다.

김유정씨는 산담의 기능을 무덤 보호와 집안위세 드러내기, 무덤의 장식, 영역표시, 그리고 혈기를 보호하기 위한 비보풍수 등으로 설명했다.

또 산담의 유형을 쌓는 방식과 산담의 형태 등으로 구분짓고, 자세한 산담의 축조 방법에 대해서도 기술했다.

김씨는 산담이 있는 제주의 한라산을 지상에 누운 세계 최대의 피라미드로 표현하며 무덤 문화의 예술성에 주목했다. 비공식 집계에 의하면 1981년 당시 제주의 무덤은 24만기에 달할 만큼 많았는데, 한라산을 둘러싼 무덤들의 모습

이 제주도 전체로 봤을 때 하나의 신성물인 피라미드처럼 볼 수 있을 만큼 뛰어나다는 것이다. 특히 산담의 형태는 직선에서 곡선으로 수직에서 예각으로 변화하며 정지된 고정물의 모습이 아닌 어딘가로 진출하고자 하는 역동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김씨는 산담을 ‘대지의 예술’로도 표현했다.

더불어 김씨는 묘지 이장과 화장 등으로 사라지고 있는 제주 전역의 사연 있는 무덤과 산담들을 문화유산으로서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산담은 비록 아무도 눈길을 주진 않지만 산자들의 상징과 표식, 기념비성을 부정할 수 없는 우리나라 유일의 독특한 죽음의 문화라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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