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교묘해지는 ‘무사증 무단 이탈’
갈수록 교묘해지는 ‘무사증 무단 이탈’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6.0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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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 이탈 2011년 282명에서 지난해 4353명 급증
지능화되는 수법에 적발 건수는 미미 대책 마련 시급
▲ 제주에 무사증으로 들어온 뒤 숙소를 무단 이탈해 연락을 끊었던 베트남인 중 여성 일부(사진 가운데)가15일 오후 제주시 모 숙박업소에서 붙잡혀 숙소를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베트남인 56명이 한꺼번에 숙소를 이탈했으며 이 중 3명은 불법 취업 사실이 드러났다. 폐쇄회로(CC)TV 영상 캡처. 연합뉴스

국제자유도시 제주에 무사증 입국 제도를 통해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를 악용해 불법 체류하거나 무단 이탈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무사증 입국 제도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에 기여하고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제도적 보완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17일 법무부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무사증 입국 제도 도입 이후 제주를 찾는 외국인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실제 무사증으로 제주에 들어온 외국인은 2011년 11만3825명, 2012년 23만2929명, 2013년 42만9221명, 2014년 64만5301명, 지난해 62만9724명으로 매년 급격히 늘고 있다.

무사증 입국에 따른 무단 이탈자 또한 그만큼 늘고 있다. 무단 이탈자는 2011년 282명에서 2012년 371명, 2013년 731명, 2014년 1450명, 지난해 4353명으로 나타났다.

30일간 비자 없이 제주에 머물 수 있는 무사증 입국 제도를 통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이 불법 체류하거나 무단 이탈하는 등 사실상 제주가 불법 취업 통로로 전락한 셈이다.

그러나 무단 이탈자 적발 건수는 2010년 89명, 2011년 53명, 2012년 147명, 2013년 172명, 2014년 602명에 그쳤다.

이처럼 무단 이탈자 적발이 저조한 것은 무사증 입국자의 이탈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지능화하고 있는 데다 알선책이 이를 돕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통적인 활어 운반차와 냉동 탑차, 이삿짐 차량, 폐지 화물트럭 등에 몰래 숨는 수법에서 진화해 최근에는 고무보트와 낚시어선 등까지 동원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중국인과 알선책이 제주와 중국 등을 오가며 한국인 알선책과 함께 무사증 입국자를 다른 지역으로 불법 이동시키는 경우도 빈번한 실정이다.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 유치효과를 지속적으로 거두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무사증 입국 제도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에 기여하고는 있지만 불법 체류와 무단 이탈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며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해 불법 행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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