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라면 등 ‘주식류’ 공급 부족···도민 관심 ‘절실’

제주에서 어려운 이웃에게 무상으로 제공되는 푸드뱅크·마켓 기부 물품은 늘어나고 있지만 쌀과 라면 등 주식류에 대한 기부는 여전히 부족, 지역사회의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13일 제주도 사회복지협의회에 따르면 도내에는 1개의 광역 푸드뱅크를 비롯해 3개의 기초 푸드뱅크와 제주시와 서귀포시 각 1개씩 2개의 푸드마켓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푸드뱅크·마켓으로 기부된 물품 규모는 15억6500만원으로, 2014년 13억9300만원 보다 1억7300만원 증가했다.
접수된 기부 식품은 긴급 지원 대상자, 기초 생활 수급자 탈락자, 차상위 계층 등 저소득층 가정과 사회복지시설 등에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다.
푸드뱅크와 푸드마켓은 수혜자에게 다가가는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푸드뱅크는 기부 물품을 직원들이 인수받은 후 사회복지시설 등에 찾아가 직접 전달한다.
반면 푸드마켓은 저소득층의 개인 이용자가 직접 방문해 원하는 기부 물품을 선택해 가져갈 수 있는 상설 무료 마켓이다. 개인당 가져갈 수 있는 물품은 한 달에 3품목 내외다.
현재 도내 푸드마켓 이용 대상자는 2650여 명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높아지면서 이곳을 찾는 어려운 이들도 늘고 있다.
문제는 기부 물품은 매년 늘고 있지만 쌀과 라면 등 주식류에 대한 기부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쌀과 라면 등은 다른 식품에 비해 유통기한이 길어 이용객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품목이다.
이 같은 선호 품목들이 일찌감치 나가고 나면 물품이 다시 들어와야 하지만 제한돼 있는 공급 때문에 어렵게 발걸음한 이용자들이 빈손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푸드마켓을 이용하는 한 대상자는 “필요로 하는 물품을 마음대로 가져갈 수 있어서 좋다”면서도 “지금도 충분히 감사한 일이지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식품 기부가 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기부 식품이 줄어들 수록 어려운 이웃에게 돌아갈 혜택도 줄어드는 만큼 푸드뱅크·마켓 활성화를 위한 온정의 손길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사회복지협의회 관계자는 “연초가 지나면 기부 물품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원활한 운영이 어렵다”며 “이용자들이 주로 찾는 것은 쌀과 라면, 국수 등과 같은 주식류와 치약, 세제 등의 생필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부된 물품들은 소외계층에게 전달되는 순간 금액으로 따질 수 없을 만큼 값진 것이 된다”며 “기부 물품이 늘어나면 이용자들이 가져갈 수 있는 품목도 늘어나는 만큼 도민들의 따뜻한 관심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