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앞도 예측 못한 숙박시설 물량
4개월 앞도 예측 못한 숙박시설 물량
  • 제주매일
  • 승인 201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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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숙박시설 공급 과잉이 심화되는 가운데 제주도가 4개월 앞의 상황도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체면을 크게 구겼다. 잘못된 예측은 관련 정책의 실패(失敗)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간단히 웃어넘길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 도내 등록된 관광숙박업은 모두 337개소에 2만5345실. 2014년 272개소 2만970실과 비교하면 한 해 동안 65개소 4375실이 늘었다. 이는 도가 지난해 8월 내놓은 예측치(豫測値)인 40개소 3080실을 크게 웃도는 공급 물량이다.

이 기간 관광숙박시설 현황을 보면 관광호텔 1883실을 비롯해 가족호텔 469실, 호스텔 911실, 휴양콘도가 1112실이었다. 전체 물량으로 치면 예측보다 1295실(42%)이 더 공급됐다. 또 도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관광호텔의 경우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981실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가 지난해 8월 제주발전연구원의 정책과제를 토대로 발표한 각종 예측치의 수정(修正)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시 도는 오는 2018년이면 관광호텔에서만 4330객실이 과잉 공급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작금의 추세를 감안하면 과잉(過剩)공급 시기는 이보다 상당히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지난해 11월 발표한 ‘관광숙박시설 적정공급 종합대책’도 궤도 수정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대책 역시 잘못된 예측을 바탕으로 계획이 수립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2018년을 목표로 계획을 세우다 보니 연도별로 조금씩 오차(誤差)가 있을 뿐 예측의 실패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승인을 받은 업체 또는 개인이 공사 시기를 앞당기면서 공급물량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탓으로 돌렸다.

현재 우리 행정의 가장 큰 맹점(盲點)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으로만 일관하는 행태다. 이번 건만 하더라도 예측이 틀렸으면 수정 보완에 힘을 기울여야지 “실패는 아니다”고 강변(强辯)하는데 매달려선 안 된다. 공무원들도 이젠 달라져야 한다. 잘못이 있다면 솔직하게 시인하고 조속하게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최상의 대책이자 행정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길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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