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 유통, 直營한다더니 ‘무늬만’
삼다수 유통, 直營한다더니 ‘무늬만’
  • 제주매일
  • 승인 201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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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삼다수가 올해부터 직영(直營)체제로 전환됐다. 그러나 유통체계 및 준비 미흡 등으로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불만 요인은 대략 두 가지다. 첫째, ‘직영’을 내세우고 있지만 유통구조가 기존 대리점체제 때와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두 번째는 직영체제 전환 이후 오히려 삼다수 가격이 오르는 등 ‘개선보다 개악(改惡)’에 가깝다는 것이다.

제주개발공사에 따르면 기존 대리점 공급체계는 ‘공사→대리점→(중도매상)→소매점→소비자’의 3~4단계 유통구조였다. 그런데 직영 전환(轉換)으로 ‘공사(직공급)→편의점/대형할인점→소비자’의 2단계로 축소됐다는 게 공사의 설명이다.

하지만 현실은 개발공사의 주장과 큰 차이가 있다.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대형마트(5개)와 조합마트(46개)를 제외한 도내 편의점(667개)과 소매점(마트, 930개)들은 2차 판매처를 거쳐야 한다. 즉 편의점 체인이나 슈퍼마켓조합 등을 통해 삼다수를 구매해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준비 부족으로 배송(配送)마저 제대로 안 돼 소매점 주인들이 직접 2차 판매처에서 구매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삼다수를 팔려고 다른 장사는 제쳐놓고 물건을 구입하러 가야하는 ‘진풍경(珍風景)’이 펼쳐지고 있다는 게 업주들의 하소연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직영으로 전환하며 현금 결제에다 삼다수 가격도 최고 16%나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일부 대기업 대형마트엔 종전 가격으로 삼다수를 공급한다는 소문도 나돈다. ‘무늬만 직영’이거나 도민기업인 ‘삼다수의 갑질’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삼다수 유통과 관련 제주개발공사의 직영 전환은 독점(獨占) 구조로 인해 대리점 선정과정에 각종 의혹 및 특혜시비가 끊이지 않는데 따른 대응 전략이다. 또 도내·도외용 공급가격 차이를 악용해 일부 대리점과 중도매상 등이 중간 마진을 목적으로 삼다수를 육지부에 불법 반출(搬出)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행 초기부터 불만이 쏟아지고 있으니 제대로운 준비 끝에 직영 전환을 한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일부 소매점주들은 ‘배짱’으로 일관하는 삼다수 대신 다른 물을 파는 것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제주개발공사가 제기된 문제점을 적극 파악하는 등 서둘러 개선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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