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상공업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가계수표 부도율이 어음 부도율보다 무려 5배 가까이 높게 나타나는 등 장기화된 불경기 여파가 심각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5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도내 가계수표 부도율은 1.42%로 전년 같은 기간 1.65%에 비해 다소 호전됐다.
그러나 이 기간 도내 어음 부도율이 0.38%에서 0.29%로 개선된 점을 감안해 가계수표 결제현황을 보면 사정이 더욱 악화됐다.
즉, 전년 1.4분기의 경우 어음 부도율에 대한 가계수표 부도율은 4.3배 정도였으나 올해에는 4.9배로 높아졌다.
또 어음부도금액 중 가계수표 부도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5.1%에서 5.4%로 상승, 상대적으로 가계수표 이용자들의 자금사정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1.4분기 도내 어음부도금액은 96억원 중 가계수표 부도금액은 4억9천만원, 지난 1.4분기에는 어음부도금액과 가계수표 부도금액이 각각 67억원, 3억6천만원이다.
그런데 가계수표는 주로 재래시장을 비롯한 도ㆍ소매 업종 상인들 사이에서 주로 유통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가계수표 결제현황은 장기화된 불경기에 따른 매출 부진 등으로 시장과 골목상권내 영세 상공인들의 경영난이 상대적으로 심각함을 말해 주는 셈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다양한 결제 수단이 나오면서 가계수표 거래가 줄고 있는 면이 있다”면서 “그러나 어음부도율에 비해 가계수표 부도율이 높다는 것은 그 만큼 중소상인들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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