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사고 발생률 대형 比 4배…“안전 강화 필요”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짧은 기간 동안 급성장 해온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가 잦은 고장과 과실 등으로 안전에 문제점을 드러내며 소비자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지난해 여압장치 이상으로 급강하하는 사고를 낸데 이어 진에어가 출입문 문제로 회항하면서 LCC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1시께 필리핀 세부 막단공항에서 출발해 김해공항으로 향하던 진에어의 LJ038편에서 이상한 소음이 발생해 이륙 20~30분 만에 1만 피트(ft)상공에서 회항했다.
당시 승객들은 출입문에서 굉음이 들려 회항한 기억을 떠올리며 분통을 터뜨렸다. 대체항공기를 타고 3일 오후 9시 김해공항에 도착한 일부 승객들은 항공사 사무실로 몰려가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 오전에는 김포공항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여압장치(기내압력조절장치)에 문제가 발생하자 1만8000피트에서 8000피트로 급강하하는 사고를 냈다. 이로 인해 항공기 승객들이 극심한 공포를 느끼고 귀 통증 등을 호소했다.
당시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기내압력조절장치(여압장치)에는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조종사가 기내압력조절장치가 켜져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 출발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또 같은달 18일에도 인천발 홍콩행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여압장치 문제로 회항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사고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04년~2013년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사고는 모두 34건으로 연평균 3.4건에 달했다. 특히 2006년 이후 저비용항공사의 1만 운항횟수당 사고·준사고 발생률이 0.63건으로 대형항공사(0.17)보다 4배 가까이 높았다.
지난 2014년 제주항공이 항공기 결함을 해소하지 않은 채 계속 비행하다 3차례나 적발돼 3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기도 했다. 같은 해 과징금이 부과된 9건의 규정 위반 사례 가운데 5건을 LCC가 차지하는 등 안전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다행히 지금까지 큰 인명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사소한 잘못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항공사가 안전을 담보로 수익 창출에만 힘쓰지 못하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위반행위에 대한 벌칙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진에어 사고와 관련해 항공기 정비이력 및 운항절차 등을 조사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위규사항이 확인될 경우에는 항공사 또는 관계자에 대해 과징금 처분 등 행정처분할 계획이다.
또 최근 연이어 발생한 LCC의 항공안전장애 유사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LCC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관리 실태 및 규정준수 여부를 일제 점검, 이를 토대로 ‘LCC 안전관리 개선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