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 도서관과 주민, 지역학교 학생들이 우리동네 역사 알기에 나섰다.
카메라와 필기도구를 들고 무더운 여름, 선선한 가을 동네 길 위에 서자 익숙했던 곳들 모두가 유적이었다.

송악도서관(관장 조현정)이 지난해 송악도서관만의 특색사업으로 ‘우리동네 역사알기’ 수업을 진행하고 그 결과물로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보는 최남단 대정, 강 보난 영 헙디다’를 발간했다.
송악도서관은 지난해 지역주민과 6회, 무릉중학교 1학년 전 학생들과 4회 대정읍의 흔적을 찾아나섰다.
책은 주민들이 주축이 된 ‘생활유적을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과 학생들의 대정읍 탐방기인 ‘우리 학교 주변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더불어 가파도 사람들의 삶을 조명한 3부 ‘가파도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로 구성됐다.
옛 대정사람들의 생명수였던 대정의 물과 옹기굴, 전분공장, 한국전쟁의 아픔이 서린 화장터와 대승사, 할망당, 옛 초가들을 살피다 보면 대정은 물론 제주 사람들의 현대사를 더 가깝게 느끼게 된다.
특히 3부에는 가파도 출신 김대종 씨(93)가 가파도의 생활 기록을 남기려 손수 그린 ‘가파도과사무물상형도집’을 수록해 생생함을 더했다.
올해 책자는 지난해 8명의 대정지역 어르신들의 기억을 채록한 ‘대정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에 이은 두번째 결과물이기도 하다.
조현정 관장은 “지역의 평생학습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사라져가는 옛 대정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고 기록하는 작업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번 책자는 마을의 역사를 현 주민들이 알아간다는 의미 외에도 도서관이 중심이 돼 어린 학생과 장년층의 주민들을 이 작업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더 큰 문화적 가치를 갖는다.
한편 이들의 탐방에는 문화평론가 김유정씨가 동행했다. 문의=064-794-34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