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줏말 전승의 주체는 제주도민 개개인이지만 자신은 제주어 보전 활동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참여하겠다는 응답보다 높게 나왔다.
제주발전연구원(원장 강기춘) 제주학연구센터가 (주)월드리서치에 의뢰해 만 15세 이상 제주도민 800명을 대상으로 1대1 면접조사한 결과 37%가 ‘제주어 보전활동에 참여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반반이다가 35%, 참여하겠다는 27%에 그쳤다. 그러면서도 응답자의 57%는 제줏말 보전 노력의 주체는 ‘제주도민 개인’으로 꼽았다.
평소 제줏말 사용 빈도는 사용한다가 43%로, 사용하지 않는다 18%보다 많았다. 그러나 문장전체를 사용하는 경우(40%)보다 주요 단어(30%)나 말의 끝부분(31%)만 사용하는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녀와 이야기할 때 표준말을 사용하는 비율(36%)이 제줏말(36%)보다 더 높게 나타나, 언어 전승 측면에서 가정 내 언어사용에서 위기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복지회관 등 동네로 정의할 수 있는 공간에서도 제줏말 사용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나(27%만 제주어 사용) 가장 친숙한 공간에서 안면이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경우에도 표준말이 우세를 보이고 있음을 의미했다.
이번 연구는 2010년 유네스코가 제줏말을 ‘소멸 위기’ 언어로 분류한 것과 관련, 제줏말의 구체적인 소멸위기 정도를 조사하기 위해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2003년 유네스코가 ‘언어의 부흥과 위기’라는 문서에서 제시한 9개의 위기판단 기준 중 8개의 항목을 차용해 실시했다.
9개의 유네스코 소멸위기 언어 판단 기준은 ▲세대 간의 언어 전승 ▲화자의 절대 수 ▲전체 인구 대비 해당 언어 사용자 비율 ▲언어 사용 영역의 동향 ▲새로운 영역에서의 사용과 미디어 ▲언어 교육 자료와 읽고 쓰기 ▲정부와 공공 기간의 언어에 대한 태도 ▲언어에 대한 사회 구성원의 태도 ▲언어 자료의 양과 질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는 제주사회에서 제줏말의 중요도를 묻는 질문에 59%가 ‘중요하다’고 답해 ‘중요하지 않다’ 8%를 월등히 상회했다.
제줏말에 대한 이미지는 시끄럽고 투박하고 남성적이며 친근하고 활력있고 편리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 같은 내용은 최근 발간한 '제줏말 소멸위기 실증적 진단과 대응 방안 연구' 보고서(책임 연구원 문순덕)에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