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 박탈감만 주는 '주5일근무'
정부·여당은 7월들어 올해 경제 성장률을 당초 5%에서 “4%안팎’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은 이를 다시 낮춰 4%에서 3.8%로 전망했다. 3%대 붕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일자리 창출도 40만개에서 30만개로 대폭 줄였다.
그만큼 나라경제가 위기 국면에 놓여 있다는 증거다.
여기에다 ‘놀토’로 희화(戱畵)되며 7월1일부터 시행되는 이른바 ‘주5일 근무제’는 경제적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이나 일용직 근로자들에게는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만 안겨주는 새로운 고민거리로 등장했다.
노는 만큼 소득이 줄어들고 삶의 비용은 반대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놀토’는 유한계층에서나 희희덕 거리는 레토릭일 뿐이다.
첫 ‘놀토’를 경험한 서민들의 소감은 한마디로 ‘고통의 아우성’이었다.
공공기관이나 기업체 주변 식당 등에서는 토요일 매출이 70∼80%이상 줄었다고 울상이었다.
빈차 운행 주말택시는 기름 값 충당도 버겁다고 했다.
맞벌이 부부의 주말 가사(家事) 복귀는 시간 도우미 일자리를 줄어들게 했다.
상대적으로 연봉이 낮은 정규직 근로자들도 ‘놀토’를 이용한 투 잡스(Two jobs)로의 변신을 시도하지만 여의치가 않다. 되레 근로시장만 교란시킬 뿐이다.
경제 살리기가 절체절명 과제
이것이 우리가 경험하는 바 ‘2005년 7월 대한민국 백성들이 짊어지고 가는 삶의 현장’이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는 서민 삶의 고통지수 한계 치를 넘어 선지 오래다.
그렇다면 국민적 고통분담을 통해 이 같은 경제적 한계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절체절명(絶體絶命)의 과제가 아닌가. 그래도 나락으로 떨어진 경제가 회생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또 다시 소위 ‘귀족노동자’들이 ‘7월 반란’을 획책하고 있어 백성들을 열불 나게 하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의 준법투쟁이나 시한부 파업은 그래서 국민경제에 대한 반역이며 집단 이기주의적 난동이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알려지기로는 조종사들의 평균 연봉은 8800만원에서 1억5천만원까지 달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고액 연봉을 챙기면서도 제몫의 파이만을 키우려는 조종사 노조 등 대기업 노조들의 파업강행이나 예고는 협상쟁점이 무엇이든, 노조의 도덕성에 구정물만 끼얹을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올 들어 잇따랐던 노조간부들의 비리사건으로 치명상을 입었던 입지를 만회하기 위해 강경 투쟁을 획책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귀족노조' 지금은 파업할 때 아니다
항공산업은 사람과 물류 이동을 담당하는 기간 산업이다. 각종 수출입 상품과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여기에다 지금은 여름 휴가철을 앞둔 시점이다.
여름철 성수기에 대체인력 여력이 부족한 항공산업의 특성을 악용하여 조직된 힘으로 제몫 챙기기에만 열올리는 것은 고객의 안전과 경제를 볼모로 한 ‘공갈행위’에 다름 아니다.
노사협상 내용중 해외에 나간 조종사 가족에 연간 무료 왕복항공권 14매 제공과 해외숙박호텔에 골프세트 4세트이상 비치해줄 것을 요구했다가 비판여론에 밀려 철회했다니 하는 소리다.
이처럼 노조 파업 발단의 동기가 썩 유쾌하지 않고 역겹게도 ‘준법투쟁’이라는 위선과 동거하는 집단 이기주의적 노동운동은 국민의 지탄 대상일 뿐이다. 다수 국민의 적개심만 자극할 뿐이다.
따라서 양대 항공사 노조와 하투(夏鬪)를 경고하고 있는 한국노총·민주노총 등 양대 노조는 지금 산업현장에 태풍으로 작용할 파업에 나설 때가 아니다.
먼저 나락으로 떨어진 나라경제 사정을 생각하고 고통받는 국민의 마음을 헤아려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선은 함께 나누어야 할 파이를 키우는데 힘을 합쳐야 한다. 그런 연후에 제몫을 챙길 수도 있지 않는가.
당장 파업을 철회하고 근로현장으로 돌아가기 바란다. 이것이 찌든 경제에 허덕이는 힘없는 백성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