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폭락은 감귤산업 斜陽化의 조짐이다
값 폭락은 감귤산업 斜陽化의 조짐이다
  • 제주매일
  • 승인 201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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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와 감·농협(柑·農協)은 물론, 도민들까지도 그동안 감귤산업 성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거기에는 엄청난 예산과 행정력, 인력과 시간이 투입됐다. 그 결과 감귤산업은 품종의 다양화, 품질 향상, 단위면적당 생산량 증가에 성공했고, 비 상품 출하 방지, 홍수출하 예방에도 힘써 제주도의 명실상부한 주력산업으로 발전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직접 도민에게 돌아간 소득을 기준으로 감귤 수입이 관광수입을 훨씬 앞질렀기 때문이다. 감귤수입이야말로 관광수입이 따라 올 수 없는 순수 도민 소득이요, 향토자본인 것이다. 아직까지도 감귤산업이 관광산업을 제치고 제1의 제주 주력산업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감귤 값 대 폭락과 소비량 감소 현상이 그것이다. 지난 26일의 경우 전국 도매시장 평균 감귤 경락 가격이 10㎏ 1상자에 9300원이다. 이는 지난해 1만1900원과 2013년 1만4300원에 비하면 각각 21.8%, 35.0%나 폭락한 것이다.

물론, 이는 올해 수확 철 계속 된 비 날씨로 수분과다와 수확시기를 놓쳐 품질이 저하 된 탓이기도 하지만 국제무역협정 등으로 인한 국내외 과일 유통시장의 환경적 변화와 기후변화로 인한 경쟁 과일 다양화에 따른 감귤 소비량 감소 탓이 더 크다.

이제는 감귤 값 하락이나 감귤 소비량 감소 원인을 종전처럼 오로지 품질이나 유통 면에서만 찾아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는 제주 감귤의 경쟁 대상이 외국 감귤이거나 오렌지로 국한 됐었으나 이제는 세계의 모든 질 좋고 값싼 과일이 적대적(敵對的) 관계에 있는 셈이다.

따라서 국제무역협정 또는 기후변화 등 국내외적 제반 여건과 제주도 1차 산업의 지형적 조건을 감안하면 제주 감귤이 국내외 과일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란 매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서 올해의 감귤 값 대 폭락은 단순히 품질이나 유통의 문제가 아니라 감귤산업의 사양화(斜陽化) 조짐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조속히 대체산업 내지 대체작물 개발에 착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감귤산업의 다른 산업으로의 대체는 1~2년으로 불가능하다. 10년, 20년, 그 이상 걸릴 수도 있다. 제주 제1주력산업인 감귤산업이 도산되기 전에 대체산업, 대체작목을 개발해 내지 못한다면 제주 경제 전반에 대 혼란이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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