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쬐그만 몸에도/바다는 살아있다/입 벌려 이리저리 팔딱팔딱 뛰는 저것/아흐레 뼈마디들이 달빛따라 흐른다’(문경선 작 ‘멸치’)
한 해를 정리하는 세 밑, 올한해 바지런히 노트를 채워온 문학인들이 노력의 결실들을 내놓고 있다.
제주 무릉 출신의 시인 문경선씨는 최근 시조집 ‘더 가까이’를 펴냈다. 서귀포에 살면서 느낀 자연의 심상과 삶에 대한 중년의 담담하고 포용력 있는 시선을 64편의 시로 옮겼다. 함께 실은 ‘시작노트’는 독자들이 시작 배경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함으로써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한층 높인다. 작품 가운데 ‘멸치’는 올해 서울 지하철 스크린도어 게시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열림문화·8000원.
고광자 시인은 열네 번째 시집 ‘수채화가 있는 비양도’를 발간했다. 비양도를 소재로 70여 편을 지었다. 시집에 함께 실린 16편의 수채화는 고광자씨가 직접 그렸다. 바다문학·1만2000원.
제주시 한림 출생인 김철호 시인도 창작집 ‘그리움 한 조각’을 펴냈다. 스스로를 시인이기 이전에 소망을 품은 휴머니스트라고 밝힌 김 시인은 “누군가의 가슴에 흔적을 남기고 싶어서 그리움, 고향, 사랑, 신비 등에 대한 사념을 엮어냈다”고 말한다. ‘청문회 유감’ ‘노스탤지어’ ‘소년’ 등 다양한 소재를 차용했다. 시사 관련 시작(詩作)도 눈길을 끈다. 디딤돌·3000원
한국문인협회 서귀포지부 회원인 김문정씨는 시집 ‘꽃무릇처럼’을 엮어냈다. 화자는 단맛 없는 쌀 튀밥을 한 움큼 입 안에 털어 넣다가 문득 내 어머니를 콧소리로 부르지 못하고 응달져 웃자란 자신의 유년이 생각나 눈물을 훔친다(‘여자, 나이 마흔다섯’). 삶 속 개인의 소회를 따뜻하고 매끄럽게 풀어냈다. 시와문학·1만원
동화작가 강순복씨도 여덟 번째 창작동화집 ‘바보선장’을 출간했다. 착하고 순수한 어른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림은 부산 출신으로 현재 제주도 중산간 마을에서 독립출판사를 운영 중인 안민승씨가 맡았다. 파우스트·1만2000원
동인지들도 문집을 잇달아 냈다. 오현고 출신 문인들의 모임 귤림문학회(회장 부상호)는 연간지 ‘귤림문학’(통권 24호)을 발간했다. 진성기, 문태길, 백원용, 고정송 등 회원들의 장르별 작품과 21회를 맞는 학생문학상 수상작 및 심사평을 실었다.
제주청하문학회(회장 신상범)는 ‘제주청하문학’ 창간호를 내놨다. 청하문학회는 ‘수필시대’와 ‘문예운동’으로 등단한 문인 12명을 주축으로 2012년 창립했다. 창간호에는 회원들의 작품과 축하 글이 실렸다. 문예운동사. 1만원.
더불어 금능꿈차롱작은도서관(관장 양민숙)은 금능리 마을신문인 ‘꿈꾸는 금능’ 2호를 냈다. 작은도서관 꿈꾸는 기자단이 제작하고, 작은도서관이 발행했다. 금능리를 빛낸 인물인 금능리 원담지기 이방익 할아버지 등을 취재한 인터뷰 기사 등이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