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의 열매’ 도민들도 나눌 수 있어야
‘관광의 열매’ 도민들도 나눌 수 있어야
  • 김동훈
  • 승인 2015.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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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소득 소수 집중 불균형 심화
발전 기반 도민들에 ‘보답’은 당연

기술과 산업자본이 취약한 경우 사회개발의 도구로 활용되는 산업이 관광산업이다. 공업용 용수도 없고, 충분한 인력도 없고, 소비시장까지 제품을 실어 나를 운송수단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란 관광산업이 안성맞춤이다.

1960년대부터 제주도가 관광입도를 기치로 내걸고 관광산업 진흥에 진력해온 것도 이런 차원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동안 관광산업은 제주도의 선도 산업으로서 먼저 관광산업을 일으키고 그 후광효과로서 다른 부문의 산업을 지원토록 하는 방법을 써 왔다.

관광산업의 선도 산업 역할은 지금도 그렇다. 경제활동의 시발점이 관광부터 시작된다. 관광객이 많이 오려면 이들을 제주까지 실어오는 교통편은 물론 도내 이동수단과 숙박시설도 많이 팔고, 먹을 것도 많이 팔고, 기념품도 많이 팔고 해서 주민들의 경제적 이득을 높이자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관광객을 많이 오도록 할 것인지에 대해 행정과 도민 모두가 고민해 왔다.

이런 노력의 결과 2013년 입도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연 이후 2014년 1200만명, 2015년에는 13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광수입 또한 2012년도 5조5293억원(도민소득 11조9779억원의 46%), 2013년도 6조5463억원(도민소득 13조1135억원의 50%)을 점할 정도로 제주도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천국이 되고 있다.

그러나 제주관광의 이 같은 성장에 따른 성과물의 취득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가치가 있어지지 않을까 생각해야 할 시점에 다다른 것 같다. 도민소득의 절반이 관광분야에서 창출되고 있지만 이 성과물인 관광수입 대부분이 대형 관광사업체와 일부 관광객을 직접적으로 상대하는 소수의 업종에 귀속된 나머지 제주관광의 기반을 쌓고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는 도민들에게는 거의 돌아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도민 관광소득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관광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암 덩어리’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생활환경을 아름답게 가꾸면서 관광지 질서를 유지시키는 등 제주 관광의 면모를 유지시키는 일을 누가 하고 있으며, 이같이 중요한 일에 대한 보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장차 누가 이 일을 계속 이어갈 것인가. 만일 이런 일이 중단되더라고 제주관광이 지금처럼 고공성장을 이뤄나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제 양적으로 제주관광이 많이 성장했다. 이제 클 만큼 컸으니까 성장의 그늘에 가려졌던 곳에 성과에 대한 배려가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한다. 사실 배려라는 게 그냥 ‘되돌려라 식’의 차원이 아니라 이들에게 성과물이 되돌아가도록 선순환구조를 만들 때 티 나지 않고 보다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관광자원과 연계시켜 도민소득을 위한 다양한 관광상품을 만들어야 할 때가 왔다. 행정은 더 이상 대소규모의 관광사업체를 위한 정책입안과 추진만을 위한 일을 멈춰도 좋다. 이들은 클 만큼 컸으니 그냥 둬도 잘 클 수 있다.

이제 정책기관은 관광사업자가 아닌 농어민과 도시서민들이 관광 소비지출의 일부를 취득하는 경제구조를 만드는 정책입안을 위해 시선을 돌려야 할 때다. 농어민이 농어업 이외의 소득을 올리고, 도시 서민이 부업으로 삼을 수 있는 일거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치단체가 농어민과 도시서민에 대한 관광소비지출의 일부를 나눌수 있는 일을 만드는 전담기구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 관광입도를 외치며 내외 관광객을 유치하려 노력했던 것과 똑같이 도시서민들의 관광소득 다변화를 위해 일할 때가 된 것이다.

인내로써 제주관광을 견인해온 도민들에게 관광소득의 일정 부분이 반드시 돌아가야 한다. 관광성장의 과실이 대규모 사업체에만 귀속된다면 관광성장에 대한 꿈은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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