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걸음 걸음이 ‘나눔’으로 결실”
“나의 걸음 걸음이 ‘나눔’으로 결실”
  • 윤승빈 기자
  • 승인 2015.12.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름다운 기부 행복한 제주 <59>
임상배 제주도장애인총연합회 사무처장

“혼자 걷는 것이 아닌 ‘동행’ 하고 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장애인총연합회 임상배(56) 사무처장의 아침은 다른 동료들보다 1시간 빠르다. 임 처장은 출근길에 자가용 및 교통편을 이용하지 않고 오직 걷는다. 이는 그의 ‘나눔’방식이다.

제주시 애월읍 출신의 임 처장은 국내 한 대기업 정유사에 근무할 당시만 해도 ‘나눔’과 동떨어진 삶을 살아 왔다. 그러다 2002년 우연히 한 가정에 기름값 수금을 하게 된 일이 그의 삶을 360도 바꾸게 된다.

임 처장은 “시골에 기름값 수금을 하다 모든 가족 구성원이 지적장애인인 곳에 방문했다”며 “다른 가정보다 힘들게 생계를 꾸려가고 있었지만, 웃음 가득했던 그들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임 처장은 이날을 계기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는 제주 산업정보대학교(현 제주 국제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 늦깎이 공부를 시작했다.

임 처장은 “가족이나 지인들의 반대가 무척 심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놔두고 왜 힘든 사회복지학을 선택하냐’며 나를 비난하는 사람도 있었다”며 “그럴수록 내 마음은 굳건해졌다. 사회복지에 대한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꾸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회복지사의 길을 걷게 된 임 처장은 지적장애인복지협회 제주 부지회장을 거쳐 제주도장애인총연합회 사무처장까지 맡게 되기까지 장애인들을 위한 각종 정책과 사업을 개발하고 집행했다.

임 처장은 “지적장애인들의 생활이 조금이나마 편해지길 바라던 나의 목적은 어느새 도내 모든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게 됐다”며 “더 일찍 사회복지학을 배우지 못했던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임 처장은 2006년부터 ‘걷는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집에서 복지관까지 자가용 및 대중교통을 전혀 이용하지 않고 걸어 다니고 있다. 이렇게 해서 아낀 돈을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연 2회에 걸쳐 기탁하고 있다.

임 처장은 “많은 액수를 기부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나의 한 걸음이 ‘나눔’으로 바뀌며 누군가와 동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며 “그저 남들보다 조금 일찍 하루를 시작하기만 하면 된다. 건강도 챙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누구나 나처럼 사소한 생활 습관을 ‘나눔’으로 바꿀 수 있다”며 “작은 것부터 하나씩 실천하다보면 어느새 ‘나누는 사람’이 된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