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 이어 인문 교류도 본격화
소통·교류로 잠재가치 실현 기대
1995년 우리 제주특별자치도는 중국의 하이난성(海南省)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지방정부 차원의 중국과의 교류가 전혀 없을 때 중국 남방 섬과의 교류의 시작이었다. 하이난과의 교류는 단순히 하이난 그 자체가 아니라 제주의 대중국 교류의 시발점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하이난과의 결연 이후 우리 도는 다롄시(大連市)·상하이시(上海市)·헤이룽장성(黑龍江省) 등 여러 중국 지방도시와의 우호교류의 폭을 넓혀 왔다. 내년에는 광동성(廣東省)·후베이성(湖北省)·푸젠성(福建省) 등으로 교류의 폭을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런 역동적인 흐름 속에 올해 제주와 하이난은 자매결연 20주년을 맞았다. 20년 전의 과거 제주-중국 간 관계를 돌아보자. 제주 방문 관광객은 중국인 관광객 집계가 시작된 1994년 1117명에서 2014년말 286만명으로 2560배, 전무하던 중국기업의 외국인직접투자(FDI) 금액과 유학생 수도 각각 4억3000만 달러(도착기준)와 1000명 수준에 달한다. 가히 상전벽해의 변화라 할 만하다.
그동안 하이난성과의 직접적 교류도 섬관광정책 포럼을 매개로 양 지역 모두 국제관광의 섬으로 도약하기 위한 공동발전을 도모해 왔다. 특히 청소년 교류 측면에서 2005년부터 중학생 축구단 교류가 매년 끊임없이 이뤄져 왔다.
2013년 6월 박근혜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인문분야 유대강화를 위해 인문교류 공동위원회 신설에 합의했다. 이후 한·중 외교부가 중심이 돼 인문교류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2015년 제주는 하이난과 함께 ‘인문교류 테마도시’로 선정됐다.
올해는 제주-하이난 교류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다. 올해를 인문교류 원년으로 선포한 우리 도는 제주-하이난 한·중 인문유대강화 테마도시사업을 추진하면서 지방 차원을 넘어 한·중간 인문교류 시범모델로서의 전형을 창조했다.
양 지역 대표 축제에 대표단 상호교환 방문과 함께 관광설명회·문화예술공연·전통음식축제·사진전 등을 개최함으로써 각 지역의 독특한 문화 코드를 이해하는 가운데 우정과 우의를 심화 확대할 수 있었다. 인문교류는 모든 교류의 기초다. 사람과 사람, 문화와 문화가 상호 교섭하는 가운데 무역통상·투자·기술개발 등 다양한 경제적 교류가 지속성 있게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매년 이어질 한·중 인문교류 테마도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제주-하이난의 사례는 타 지역의 수범 사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더 나아가 우리 도와 하이난은 미래 20년 새로운 교류 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초석을 놓았다. 양 지역 공동발전을 위해 발전전략·관광발전·청년교류·도서관교류 등 4개 분야에서 구체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앞으로 크루즈산업 발전을 위한 제주-싼야 크루즈 네트워크·스마트 관광섬 발전구상 등으로 교류의 폭을 넓혀갈 예정이다.
하이난은 우리 도는 너무나 많이 닮았다. 비록 규모면에선 본토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이 작지만, 우리 도가 국제자유도시이자 특별자치도라면 하이난은 섬 전체를 대상으로 지정된 중국 최대의 경제특구다. 양 지역 모두 창의와 혁신에 기초한 신산업 발전전략을 미래비전으로 제시하고 있고 크루즈 산업의 획기적 발전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양 지역 모두 공항 확장과 신공항 개발을 추진하고 있고, 우리나라 대표포럼인 제주포럼이 제주에서 개최되는 것처럼 하이난에서는 다보스포럼에 필적하는 ‘보아오포럼’이 개최된다. 정책의 전국화에 앞선 특례를 시행하는 시범지역인 점에서도 상통한다.
교류는 일방성이 아닌 상호 소통이다. 서로에게서 배운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상호 소통과 교류 확대를 통해 제주와 하이난이 모두 자신이 가진 고유의 잠재력과 가치를 현실화함으로써 아름다운 미래 청사진을 그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