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서귀포 단상(斷想)
12월 서귀포 단상(斷想)
  • 한국현
  • 승인 201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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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주민 17만명 돌파
대규모 개발 인구 증가 견인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일”

내년 총선 민심 붙잡으려면
제2공항 건설 상생은 물론
감귤농가 아픈 농심 달래줘야

지난 7일 서귀포시 인구가 마침내 17만명을 돌파했다. ‘마침내’는 문장부사로 사전적 의미는 ‘드디어 마지막에는’이다. 진작에 했어야 할 일이지만 다소 늦은 감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실제 서귀포시 인구는 지난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3년간은 내리막길이었다. 3년에 걸쳐 2079명이 감소했다. 그러나 2010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2011년 15만5691명, 2012년 15만7036명, 2013년 15만9213명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2014년 4월16일에는 16만명을 돌파했고, 그해 12월말 현재 인구는 16만3225명이다. 인구 증가폭도 심상치 않았다. 2012년은 2011년보다 1345명, 2013년은 2012년보다 2177명, 2014년은 2013년보다 4012명이 늘어나는 등 증가폭이 컸다. 올해 들어서는 불과 11개월 사이에 6794명이 증가했다. 시는 지금과 같은 상승세가 지속되면 2018년 하반기에는 2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신시가지내 혁신도시 조성과 대정읍지역 제주영어교육도시 건설 등 대규모 개발이 지역의 인구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귀농귀촌 인구 유입도 한몫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혁신도시와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입주한 사람들은 근무지를 옮기거나 자녀들 교육이 끝나면 예전에 살던 곳으로 간다. 귀농귀촌인들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돌아갈 수도 있다. 인구가 증가했다고 마냥 좋아해서는 안된다. 그들을 붙잡으려면 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토착 인구의 유출을 막는 지혜도 발휘해야 한다.

제2공항 건설 예정지 발표로 지역이 술렁이고 있다. 제주도와 도의회, 각급 기관·단체 등은 환영하고 있지만 해당지역 주민들은 결사 반대를 외치고 있다. 마을별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반대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주민들은 우선 국토교통부의 ‘깜짝 발표’에 황당해 하고 있다.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12월 들어서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결집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제주도의 입장은 확고하다. 서귀포시도 제2공항 건설지원팀을 꾸려 해당지역 주민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밀어붙이기식은 안된다. 수 백년간 이어온 마을공동체가 한 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 또 다른 갈등도 예상된다. 주민들의 아픔을 헤아리고 보듬으면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계획대로 제2공항을 건설하려면 말이다.

감귤농가들이 깊은 시름에 빠져있다. 잦은 비날씨와 추위로 감귤수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산 노지감귤은 태풍 피해가 없고 일조량도 풍부해 가격상승이 기대됐다. 그러나 한창 수확할 때인 11월엔 하루걸러 비가 내렸고 12월에는 눈날씨까지 이어지면서 농가들이 아예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러자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들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감귤열매는 나무에서 익은 상태로 달려있기는 하지만 따서 판매할 상황은 아니다. 농심만 타들어가고 있다. 하늘이 하는 일이라 어찌할 수는 없지만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지난 15일부터 국회의원 예비후보 등록이 이어지고 있다. 서귀포시 선거구에는 변호사와 정당인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낙선하고 다시 도전하는 후보들도 있다. 예비후보들은 행복하게 잘사는 서귀포를 만들고,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제2공항을 건설하고, 생명산업인 감귤을 살려내고 등등의 공약으로 민심을 파고 들고 있다. 선거때마다 벌어지는 상황이지만 국회의원을 뽑는 일이라 지역주민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국회의원은 권력이 아니다. 자신들은 망설임 없이 심부름꾼이라고 한다.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약속한 것은 실천하길 바란다. 내년 4월 치러질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서귀포시 선거구에는 최종적으로 2~3명이 출마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12월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달이다. 또 다른 새해를 준비하는 설레이는 달 이기도 하다. 연말을 맞아 들뜬 마음을 갖기에는 감귤농가들이 눈에 밟힌다. 제2공항 건설로 마을공동체가 무너질 수도 있는 지역주민들도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12월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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