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타고 달리다보면 건강은 ‘보너스’”
“말을 타고 달리다보면 건강은 ‘보너스’”
  • 윤승빈 기자
  • 승인 2015.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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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기쁨’ 취미 세계 <18>승마
▲ 제주대학교 평생교육원 승마아카데미 수강생들이 손을 흔들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들은 말과 함께 여가생활을 즐기면서 건강도 챙기고 있다.

“말은 태어나면 제주도로 보내라.” 전국에서 말을 키우기에 제주만한 곳이 없다는 선조들의 말이다.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예로부터 ‘말의 고장’이라 불리던 제주. 이 제주에서 말과 함께 여가생활을 즐기는 이들이 있다.

제주대학교 평생교육원 승마아카데미(팀장 강옥득·제주말산업연구소장) 수강생들이 그 주인공. 지난 12일 제주대학교 승마장에서 이들을 만났다.

이날 수강생들은 강옥득 팀장의 교습 아래 말을 타고 천천히 움직이는 ‘평보’와 조금 더 빠른 속도의 ‘속보’를 연습했다.

▲ 승마아카데미 수강생들이 말을 타고 천천히 움직이는 ‘평보’를 연습하고 있다.

수강생 중 박진아(46·여)씨는 3개월 전부터 승마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매주 주말마다 말을 타며 승마의 매력에 흠뻑 빠졌지만, 아직 능숙치가 않은지 말을 다루는데 있어서는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박 씨는 “최근 승마가 손쉽게 도전할 수 있는 운동으로 떠오르고 있어 주말마다 승마장에 나오고 있다”며 “승마에 있어 ‘부조’가 가장 중요한데, 이게 정말 어렵다. 하지만 말을 탈때마다 말과 교감하는 느낌이 들어 자신감이 생긴다”고 밝혔다.

부조는 승마에 있어서 기승자(말을 타는 사람)가 말에게 보내는 신호체계를 의미한다. 훈련이 잘된 말일수록 부조는 복잡하고 정교해진다.

기본적으로 말의 고삐를 조종해 방향을 잡은 뒤, 기승자의 다리로 말 복부에 신호를 보내고 몸을 위·아래 혹은 앞·뒤로 움직이며 속도를 조절한다.

승마는 전신을 쓰며 말과 소통하기 때문에 운동효과가 뛰어나다. 다만, 말의 움직임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늘 주의해야 한다.

수강생들 중 제일 나이가 많은 장응무(62)씨는 제법 능숙하게 말과 호흡을 맞춰나갔다.

▲ 말을 타고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속보’를 연습하고 있는 수강생들.

장 씨는 “젊었을 때도 말을 타보긴 했었지만, 늦게나마 제대로 한번 배워보고 싶어 승마 아카데미 수강생으로 등록했다”며 “그저 말을 타기만 했을 뿐인데도 운동이 된다. 승마를 배우고 난 뒤부터는 남들 못지않게 몸이 건강해 졌다”고 강조했다.

부산출신 오양순(56·여)씨는 7년 전 제주로 이주해 오면서 승마를 시작했다고 한다.

오 씨는 “어렸을 때부터 말을 타고 초원을 누비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하지만 육지는 승마장이 별로 없고, 배우는데도 많은 비용이 들었다”며 “제주는 승마하기 정말 적합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승마는 운동효과 뿐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발달 시킬 수 있어 한번 도전해 보길 권장한다”고 말했다.

 

 

“말을 통해 겸손과 배려심 배워”

-강옥득 팀장 인터뷰

*승마를 시작 하려면?

어떤 스포츠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안전을 위한 복장은 필수다. 기본적으로 헬멧, 부츠, 승마바지, 안전조끼 등이 필요하다.

‘소통’도 중요하다. 말과 인간은 언어로써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말의 상태를 늘 체크해야 한다.

말은 인간보다 인지기능이 낮지만 힘이 센 동물이다. 힘으로 말을 억지로 다루려고 해선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기승자가 관심을 가지고 말의 컨디션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겸손과 배려심을 키우게 된다.

*승마의 매력

승마의 매력은 인간과 말의 ‘상호작용’에 있다. 서로의 언어를 모르는 두 생명체가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한 노력이 완성될 때 그 감동은 말로 다할 수 없다.

제주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승마를 즐길 수 있다. 그렇다 보니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가족 스포츠로 급부상 중이다.

최근 제주산업과학고등학교에 승마장이 생기는 등 승마를 즐길 수 있는 장소도 늘고 있다. 도내 곳곳에 승마강습소가 있고, 대부분의 승마장에서는 자체적으로 승마회원들을 코칭하고 있으니 접근성이 좋다.

*제주에서 승마산업의 비전은

우리나라에서 사육되는 말의 약 80%가 제주에서 살고 있다. 제주도의 넓은 방목지가 말들이 잘 지낼 수 있는 환경적 자원을 뒷받침해 주고 있는 것이다.

말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 승마를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시너지가 돼 제주의 승마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각종 대회 유치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승마는 외국에 비해 많이 뒤떨어진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제 시작이다’라는 마음을 가져야 할 때다.

제주도가 승마를 미래 관광산업으로 육성하려면 체계적인 방법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레길을 활용한 트레킹, 마로를 이용한 외승, 한라마가 가진 우수한 능력을 활용한 지구력 대회 유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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