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관제 먹통 ‘원인 규명’도 먹통
공항 관제 먹통 ‘원인 규명’도 먹통
  • 진기철 기자
  • 승인 2015.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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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공사 수일 째 조사 불구 ‘감감’
불안 여전…“관리 부실이 문제 키워”
▲ 제주국제공항 관제통신 이상으로 지난 12일 76분간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은 가운데, 한국공항공사와 국토교통부가 합동으로 조사에 나섰지만 수일 째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제주국제공항 관제탑 뒤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는 모습. 고상현 수습기자 kossang@jejumaeil.net

제주국제공항 관제통신 이상으로 지난 12일 76분 간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은 가운데 한국공항공사와 국토교통부가 합동 조사에 나서고 있지만 원인규명에 난항을 겪고 있다. 공항 관제시설이 먹통이 된 원인이 무엇인지 여태 감감, 불안감이 쉽게 가시질 않고 있다.

14일 한국공항공사와 국토부 등에 따르면 사흘째 관제통신 주장비의 결함 원인을 파악하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통신 신호를 전달하는 중간 기계장치 등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이날 부품을 교체하고, 장비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결함 여부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국토부는 관제탑과 조종사 간 통신을 연결하는 음성 교신 주장비가 고장이 날 경우 예비장비로 자동전환 돼야 하지만 사고 당시 오류로 인해 자동 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제주공항 관제탑에서 통신시스템을 담당한 한국공항공사 직원들의 실수로 통신장비 전체가 마비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관제탑의 주장비가 마비됐을 경우 수동으로 예비장비와 비상장비로 변환할 수 있지만 현장 근무자의 미숙으로 예비장비로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비상 상황 매뉴얼에는 관제탑과 근접관제소 통신장비의 주장비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 예비장비로 전환해 항공기와 교신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현장 근무자는 ‘주장비를 꺼야 한다’는 사용법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때문에 한국공항공사의 관리 부실이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계고장 원인 조사에 이스라엘 통신장비 제조업체와 이를 수입한 국내 업체를 동참시킬 예정”이라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교신장애를 빚은 사상 최악의 관제사고. 명확한 원인규명이 늦어지면서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12일 오후 6시 50분~8시 6분까지 76분간 제주공항 관제탑 접근관제소의 통신장비에 송·수신 감도가 떨어지는 교신 장애가 발생, 항공기 이착륙에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7시40분께 관제탑에서는 주파수를 전혀 잡을 수 없는 송·수신 불능 상태에 빠졌고, 20여 분간은 불빛을 이용해 관제가 이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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