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만난 ‘바람·나무·눈’
길 위에서 만난 ‘바람·나무·눈’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5.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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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순씨 판화전 ‘on the road’ 개최
카페 ‘낯선 눈으로 보다’서 오늘부터
▲ 백주순 작 '동카름 팽나무'

길을 걷다 마주치는 제주의 풍경을 판화로 만나는 느낌은 어떨까.

여행문화카페 낯선 눈으로 보다(대표 조미영)가 14일부터 내달 17일까지 백주순 판화전 'on the road'(길 위에서)를 연다.

백주순씨는 평범한 제주의 일상을 한 편의 수묵화처럼 판화로 찍어냈다.

돌담, 귤밭, 밭은 둘러친 삼나무, 동네 어귀의 은행나무들은 친숙한 주변의 모습이지만 절제되고 압축된 느낌이 수묵화인듯 흑백사진인듯 고요한 정취를 품고 있다.

특히 눈보라 치는 김녕의 돌담들과 일출봉에서 식산봉까지의 풍경이 수평선처럼 만나는 장면은 마치 영화 속 에필로그 같다.

백 씨는 끝이 뾰족한 도구로 동판에 직접 형태를 새기는 드라이포인트 기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날카로운 선들은 금속의 울퉁불퉁한 두둑이 물감을 번지게 하는 현상을 만나 어느 순간, 둥둥 떠다니는 바람으로 뭉툭한 돌담으로 부드러운 오름으로 작품에 오롯이 남았다.

잔잔한 풍경화 같은 작품들은 그래서 바쁜 연말 관람객들에게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백주순씨는 제주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1998)했다. 2013년 가을 연갤러리에서 첫번째 개인전을 가진 이후 '길 위에서' 연작을 주로 선보이고 있다.

오픈식은 오는 15일 오후 6시. 문의=064-727-2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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