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호텔 체인망의 제주 공습(攻襲)이 시작됐다. 국내 호텔운영 전문회사인 CK 스테이를 앞세워 제주 진출에 나선 곳은 보타오 그룹. 보타오는 중국 내 회원 수 9000만명과 글로벌 제휴 회원 4000만여명을 갖고 있는 중국 최대 호텔체인 업체다. ‘치톈(七天)’호텔을 비롯해 14개의 호텔 브랜드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내 약 3000개 체인이 있는 ‘치톈’, 그리고 중저가 호텔의 또 다른 브랜드인 ‘IU’가 제주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제주웰컴센터에서 투자사업 설명회를 가진 CK 스테이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절반이 중국인이지만 정작 중국인들이 필요로 하는 중저가(中低價) 호텔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중국 1위 경제형 호텔과 함께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어필하고 나섰다.
설명회를 통해 드러난 위탁경영 가맹점 대상은 객실 60실 이상의 호텔을 경영하는 운영자나 소유자다. 호텔로 개조할 수 있는 건물이나 건축 가능한 토지를 보유한 부동산 소유자 및 개인 투자자도 가맹점 모집 대상이다. 조건은 로열티로 객실당 600달러씩 5~6년치와 매월 매출액의 6%를 경영수수료로 지불하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중국 호텔 체인의 제주 진출에 대한 평가는 명(明)과 암(暗)으로 뚜렷이 갈린다. 공급과잉이 현실화된 호텔업계의 경영난 타개를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다소 긍정적이다. 반면에 일정액의 로열티와 매월 경영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자본의 역외(域外)유출과 과당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현재 제주에 진출하려는 호텔은 일종의 ‘비즈니스 호텔’이다. 기존 여관보다는 조금 고급스럽게, 하지만 정식 호텔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축소해 가격을 대폭 낮춰 경제성을 강조한 ‘틈새 호텔’로 보면 된다.
지난 1950년대 미국에서 생기기 시작해 중국에선 이미 일반화됐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런 시대 흐름을 간과(看過)한 채 무작정 호텔을 짓는 데만 열을 올렸다. 그리고 공급과잉 등이 현실로 대두된 가운데 중국 호텔 체인의 공습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향후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미지수이나 아무래도 ‘비싼 수업료’를 치러야 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