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은 육지부서 수급하기도…인건비 20%까지 올라
“감귤을 수확해야 하는데 사람을 구할 수 없어 답답하다.” 지속된 비 날씨와 인력 부족으로 감귤 및 월동채소 재배농가들의 한 숨이 깊어지고 있다.
10일 지역농협과 농가 등에 따르면 잦은 비 날씨로 수확을 미루던 농가들이 동시에 수확에 나서면서 인력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인건비도 덩달아 뛰어 농가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감귤을 재배하는 오모씨는 “감귤을 빨리 수확하지 않으면 부피과 또는 부패과가 발생해 비상품만 늘어난다”며 “비가 계속 오다 요즘 비가 그치면서 모든 농가들이 수확에 나서고 있지만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고 토로했다.
오씨는 이어 “요즘 제주 건축경기가 좋아서 그런지 사람을 구하려 인건비를 얹어줘도 건설공사 현장으로 빠져나가 농촌 수확 인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감귤 수확 인력을 구하기 위해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지만 내년 1월에야 감귤을 수확할 수 있을 것 같아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실제 감귤 및 월동채소 수확 인건비는 여성 7만원, 남성 10만원선이었지만 최근에는 여성 7만3000원, 남성 12만원으로 4%~20%까지 상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성산지역은 지난달 말부터 월동무 수확이 시작됐지만 감귤 수확에 인력이 집중되다보니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수확 인력 확보를 위해 우선적으로 강원도와 전라도 지역에서 무·당근 작업 인력을 수급, 현장에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농촌 인력난에 대비해 농협제주지역본부는 지난 2013년부터 농촌인력중개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큰 효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제주농협 관계자는 “농촌인력중개시스템을 통해 인력 중개를 하고 있지만 근무 지속성을 비롯해 구직자와 구인자의 조건차이가 커 중개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우선적 인력지원을 위해 대한노인회와 업무협약을 통해 80명의 인력을 확보해 수확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덕진 한농연제주도연합회장은 “농촌인력중개센터를 통해 인력이 지원돼도 농촌에서 일을 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지원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오히려 농가에서 불편을 느끼기도 한다”며 “예전부터 지속돼 온 농촌 인력난 해결을 위해 도와 농협이 연초에 미리 인력수급 계획을 수립하고 경험 인력을 상시 지원할 수 있는 인력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와 농·감협은 농가 인력문제 해결을 위해 인력 지원 창구를 개설하고 직원 및 공무원 인력을 일손돕기 형태로 농가 수확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