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미리미리 받아둘 걸···”
“건강검진 미리미리 받아둘 걸···”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5.12.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말 수검자 급증 검진 기관 창구부터 ‘북새통’
수검률 절반 불과···내시경 등 ‘하늘의 별따기’

직장인 이모(32)씨는 며칠 전 이런저런 이유로 미뤄오던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집에서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이른 아침부터 건강검진을 받으려는 직장인들이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이씨는 “매년 건강검진을 받고 있지만 올해 같이 오래 기다린 적은 처음”이라며 “내시경이 포함된 건강검진을 받으려면 2주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의료기관 방문 자제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건강검진을 미뤘던 이들이 검진 기관으로 한꺼번에 몰려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9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제주지사 등에 따르면 도내 일반건강검진 대상자는 일반인 17만6776명으로, 이 가운데 지난 7일까지 검진을 마친 수검자는 51.5%(9만4666명)에 불과했다.

도민 2명 중 1명은 아직도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셈이다. 올해가 20여 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전체 수검률이 50%대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도내 병·의원과 건강관리협회에는 건강검진을 받으려는 이들이 몰리고 있다.

실제 이날 한국건강관리협회 제주지부에는 출근 직전 건강검진을 받으려는 직장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오전 7시부터 접수 창구는 발디딜 틈이 없이 북적였다.

하루 평균 건강검진을 받는 인원이 100명 정도였던 한국건강관리협회 제주지부에는 이달 들어 직장인들이 급격히 몰리기 시작하면서 300명 가까이 검진을 받는 등 3배 가량 급증했다.

더욱이 하루 100명 검진으로 제한된 내시경의 경우 지금 신청하면 내년에나 받을 수 있는 등 특수 장비 이용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실정이다.

이 같은 사정은 에스-중앙병원도 마찬가지. 건강검진을 미뤘던 이들이 속속 찾으면서 하루 평균 평일 80명, 주말에는 100명의 인원이 검진을 받는 등 지난 9월에 비해 갑절 이상 증가했다. 

이날 병원에서 만난 양모(42)씨는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회사에 반차까지 냈다”며 “연말에 건강검진을 받기가 힘들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에스-중앙병원 관계자는 “매년 연말이 되면 건강검진을 받으려는 직장인들이 한꺼번에 몰린다”며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건강검진 비수기인 3월~6월에 검진을 받으면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제주지사 관계자는 “통상 연말에 건강검진 쏠림 현상이 있지만 올해의 경우 메르스 영향으로 더욱 심하다”며 “건강검진 대상자들이 올해 안으로 검진을 받도록 적극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