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연말만 되면 각종 관급(官給)공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가. 이유는 딱 두 가지다. 첫 번째가 사업을 지체하다 책임을 피하기 위한 꼼수다. 또 다른 하나는 그 해 예산을 그 해에 집행하지 않으면 예산이 깎이는 것을 염두에 둔 조치다. 그 속에 선심성(善心性) 예산도 끼어 있음은 물론이다.
신제주지역만 하더라도 지난 몇 년간 멀쩡한 보도 블럭을 다시 파내고 공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도로포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갖가지 이유를 들지만 애초에 공사가 잘못되지 않았다면 필요 없는 공사가 대부분이다. 공무원의 ‘직무유기성 행태’가 국민들의 피 같은 세금을 펑펑 낭비하고 있는 꼴이 아닐 수 없다.
이로 인해 연말(年末)이면 도심 곳곳은 마치 누더기판을 연상케 한다. 현재 진행 중인 공사도 하수관거 정비 사업을 비롯해 이맘때면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도로 재포장 등 부지기수다. 감독 또한 소홀해 먼지와 소음, 극심한 교통 혼잡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가(轉嫁)되고 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잘못된 관행’을 도나 시의 최고 책임자가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개선책은커녕 일종의 습관처럼 지속되고 있으니 행정의 존재(存在) 이유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도지사나 양 행정시장은 이런 일이 왜 되풀이되는지 그 원인과 이유를 속 시원히 알아내고 재발 방지에 주력하길 바란다. 도민들은 한 해를 마감하는 연말 만큼이라도 조용하고 차분하게 지내며 보다 밝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고 싶다. 관련당국의 전향적이고도 확실한 조치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