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관광 미래 북한과 경쟁 관계
해양관광·대 중앙정부 소통 필요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이라는 한마디로 통일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데 이어 남북이산가족 상봉 등이 개최되면서 대북교류 및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많은 사람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관광산업에 ‘올인’하고 있다고 전한다. 중국인 관광객에게 해외로밍서비스 제공·현대식 마식령 스키리조트 개장·군사공항인 원산공항의 민간공항 전환, 그리고 원산-금강산 지구 대규모 외자유치 사업발표회 등은 김 위원장이 추진한 대표적인 관광 관련 사업들이다.
우리 국민들도 북한관광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조사를 통해 국민의 55% 이상이 금강산관광 재개에 긍정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정부도 대북 화해를 모색 중이고 북한도 관광산업에 적극적이라 금강산관광재개는 시간문제라 할 수 있다.
일단 교류가 시작되면 금강산관광에 이어 백두산 관광·개성-평양관광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나아가 우리나라와 시베리아 철도 연결사업도 추진될 수 있다. 남북 관광교류는 남북주민의 자연스러운 접촉을 이끌어 민족 동질감 회복은 물론 북한의 지역개발을 유도, 향후 막대한 통일비용도 낮출 수 있는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이라 하겠다.
다만 이렇게 교류가 확대된다면 언젠가 제주와 북한이 국내 관광시장을 놓고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 관광의 특성이 청정자연과 유수한 문화유적 등으로 제주와 유사하고 실상 과거 금강산관광처럼 제주에 영향을 미칠 개연성도 있다.
금강산관광이 진행된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제주의 국내관광객은 342만에서 489만으로 매년 4.5%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중단 이후인 2008년부터 2014년까지는 528만에서 895만으로 매년 9.25%의 고성장이 이어졌다. 또한 금강산 관광객 수는 1999년 14만8000명에서 2007년 34만5000명으로 133% 증가했는데, 그 기간 중에 증감률이 상호 대비됐다.
예를 들어 2003년 금강산 관광객이 -12.3%로 떨어졌을 때 제주는 11.0% 높은 증가를 보였고 반대로 2004년 금강산 관광객이 261%의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을 때 제주는 -1.9%로 최저를 기록했다. 지속된 이러한 패턴 등으로 제주와 북한 관광과의 연관성을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다. 금강산관광객은 비록 많지 않은 수준 이었지만 국민적 관심을 가지고 있고 향후 높은 수준의 관광교류확대가 이루어진다면 제주의 입장에서 그냥 지나칠 상황은 결코 아닌 듯하다.
이러한 차원에서 미래 제주관광의 위상을 지키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몇 가지 대북관련 대응방안을 제언한다. 우선적으로 제주해운공사(가칭)를 시급히 설립하는 것이다. 제주가 섬 임에도 불구하고 해양관광과 물류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전문기관이 없어 발전이 안 되고 있다.
전문기관 주도 하에 대북교류 프로그램 개발과 해양관광분야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교류 프로그램으로는 북한과 제주를 연계한 국제 크루즈 항로, 예를 들어 텐진→남포(평양)→제주 또는 블라디보스톡→원산→제주 등의 개발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해양관광분야로는 부가가치가 높은 국내외 요트수요 등을 흡수할 수 있는 마리나항 개발 등을 통해 제주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분야에서 활로를 찾아야한다.
둘째로 중앙정부와 제주 간 소통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제주의 현안인 제2공항 건설과 대북 해양관광교류 등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의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특별자치도가 되면서 제주계정 등 예산상의 특례와 많은 권한이양으로 오히려 실무자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중앙정부와의 교류빈도가 높을수록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중앙과의 교류확대를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