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발전연구원(원장 강기춘) 제주학연구센터(문순덕, 오창명, 김원보, 신우봉 연구원)는 최근 ‘제주어 표기법’ 자모의 실제 발음과 음성 분석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연구는 '제주어 표기법' 고시본에 준해 제줏말 자모 42자와 관련된 말소리(음성)들의 실현 여부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발음 실황을 알기 위해 도내 31개 마을 60명(남녀 각 30명)의 피조사자를 선정해 자모 42자에 대한 이들 노년층의 실제 발음을 조사, 각 자모별 음가를 확인하는 방식을 차용했다.
이에 따라 피조사자들의 발음이 하나로 모아지는 발음에 대해서는 해당 음가를 표준으로 삼고, 발음이 각기 다른 음가는 표준어 표기법에 따라 표기하도록 연구자들은 제안했다.
조사 결과, 자음은 '제주어 표기법'에 제시된 19개의 자음 목록이 그대로 실현됨을 확인했다.
반면 모음은 어두위치에서는 실현되지만 비어두위치에서는 실현되지 않음을 확인했다.
즉, '쇠막'과 '쉐막'처럼 해당 모음이 단어의 맨 앞 자리에 오는 경우에는 발음 차이를 구분할 수 있지만, '올레'와 '올래'처럼 모음이 단어의 두번째 이상 자리에 온 경우에는 발음 구분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 표준어 표기법에 따라 '올레'를 쓰도록 제시했다.
어두 위치에서 자모 ‘에’와 ‘애’는 분명하게 구분해서 표기해야 하며, 비어두위치에서는 ‘에’로 통일해서 표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중모음 'ㅚ' 'ㅙ' 'ㅞ'의 경우 실제 발음 조사 결과 세 모음이 거의 유사하게 발성돼 이들 단어에 대해서는 심층적인 조사 연구를 통해 한 자모만 인정하는 방식으로 통일된 표기를 사용토록 해야 할 것으로 제안했다.
문순덕 책임연구원은 "표준어는 먼저 체계가 있어서 우리가 철자법과 그에 맞는 발음을 배워왔지만 방언은 발음만 있었다"며 "따라서 발음을 기준으로 문자의 기준을 만들어 나가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이번 연구가 진행된 것"이라고 보고서 발간의 의미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