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대’ 무너진 위기의 제주감귤
‘1만원대’ 무너진 위기의 제주감귤
  • 제주매일
  • 승인 2015.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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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가격이 심리적(心理的) 마지노선인 ‘1만원대’까지 무너졌다. 감귤출하연합회에 따르면 제주감귤의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격(10㎏ 상자당)은 지난 3일 9900원, 4일 9800원, 5일 9500원에 거래되는 등 3일 연속 1만원대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는 2009년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았던 2014년산 노지감귤 값과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 지난해의 경우 그래도 1만원대는 유지했었다. 감귤농가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이유다.

이 같은 감귤값 하락(下落)은 우선 소비부진과 상품성 저하에 기인한다. 여기에 사과나 배, 단감과 수입오렌지 등 국내외 과일과의 치열한 경쟁도 값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로 제주감귤이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린 셈이다.

악재는 또 있다. 잦은 비 날씨로 인해 수확이 지연됐던 감귤이 이달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1만원대 가격 지지(支持)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체 노지감귤 생산량은 줄었지만 조생온주 주산지인 서귀포지역 생산량이 전년보다 많고, 저장성이 저하된 물량이 한꺼번에 출하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제주자치도 주관으로 7일 감귤소비촉진 관련 유관기관단체 회의가 열렸으나 뾰족한 해법(解法)을 찾지는 못 했다. 이날 도출된 방안을 보면 고품질 감귤 출하와 감귤소비촉진운동 확대, 학교급식 후식용 감귤 제공과 감귤 선물하기 등이 고작이었다. 과연 이러한 대책들을 갖고 감귤 값을 지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런 가운데 비상품 감귤 수매를 당초 8만t에서 최대 15만t으로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잦은 비 날씨 등 기상 악화를 고려한 것이지만 일시적인 미봉책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이제 남은 것은 출하(出荷) 조절 밖에 없다. 최대 1~2만t은 시장과 격리해야 그나마 어느 정도의 가격을 유지할 수가 있다. 그리고 이번 주가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감귤혁신 5개년 계획’을 야심차게 발표하고 나선 제주자치도가 이 난관(難關)을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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