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의 자동차 증가율이 결코 예사롭지가 않다. 급증 수준을 넘어 ‘폭증(暴增)’이란 표현을 써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제주시 차량등록 통계에 따르면 2010년 말 18만996대였던 차량이 올해 10월에는 무려 34만3955대로 증가했다. 지난 5년간 92.2%, 16만2959대가 늘어난 것이다. 해마다 평균 3만2591대가 불어나고 있는 셈이다.
같은 기간 제주시 인구 증가율이 12.4%인 점을 감안 할 때 차량 증가율이 인구 증가율을 7배 이상 크게 앞지르고 있다. 2011년 이전까지 3.7%였던 제주시 연간 자동차 증가율이 그 이후부터는 10%를 넘어서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이대로 간다면 머지않아 제주시는 차량 1가구 1대가 아니라 1인 1대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따라서 차량홍수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역(逆)작용들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차량 증가에 따른 도로의 신설-확장·포장이 뒤따라야 하고, 그에 병행해서 관련 교통시설들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매연과 차량 정체 해소책도 마련해야 한다.
지금 당장도 제주시는 주차장이 크게 부족해 차량으로 인한 역(逆)작용이 크다. ‘주차전쟁’이란 말까지 생겨날 정도다. 심지어 주차를 둘러싸고 폭행 사건이 일어나는가 하면 이웃간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제주시 차량 대수가 34만3955대인데, 제주시 전체 주차면수는 건물 부설주차장을 포함해도 겨우 19만379면뿐이다. ‘주차전쟁’이 일어나는 이유다.
주차난 해소를 위한 주차장 확보는 가장 시급한 현안 중의 하나지만 차량 급증시대를 맞은 제주시가 풀어야 할 과제들은 이 외에도 한둘이 아니다. 교통 소통을 원활히 하기위한 이면도로의 확장이 있어야 하고, 차량정체를 예방하기 위한 대량 교통 유발 신규 건축물의 시 외곽 유도도 필요하다. 매연 대책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연간 차량 10% 증가라는 경이적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근본부터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우선 제주시로의 인구 집중을 막아야 하고 그러기위해 산 남북(山 南北) 균형 발전을 이뤄야 한다. 그리고 상전벽해(桑田碧海)에 비견될 수 있을 정도로 제주도의 대중교통 체계를 대개혁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제주시민, 아니 도민들의 ‘자기 차 선호’ 의식을 변화 시켜야 한다. 만약 지금과 같은 차량 급증 현상이 계속 된다면 제주도에는 ‘차량 홍수’라는 새로운 재난을 겪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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