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벌’ 남북으로 가로질렀던 독사천 3.3km
시멘트에 뒤덮여 역사속으로
마지막 미복개 구간 84m 이달말 준공
1991년 ‘시작’...15년만에 주차장화으로
굽이굽이 뱀처럼 곳곳이 휘어진 형태를 띠어 일명 ‘소룡천’이라고 불리면서 옛 광양벌을 남북으로 가로질렀던 독사천 도심구간이 완전히 콘크리트 속에 묻혔다.
비좁은 하천부근 도로를 확장해야 한다는 명분과 도심지 재해위험 하천지구를 정비해야 한다는 명분에 따라 독사천 3.3km 구간이 15년간 야금야금 모두 복개된 것이다.
제주시는 지난해 사업비 23억1700만원을 투입, 이도1동 극동주유소 84m 구간과 도남동 성환상가 북쪽 58m를 복개하는 독사천 재해위험지구 마무리 정비사업에 들어갔다.
제주시는 최근 성환상가 주변 복개공사를 완료한데 이어 극동주유소 공사 역시 대부분 마무리해 오는 25일 준공할 예정이다.
이들 2곳은 독사천 제주시 도심구간 마지막 미복개 지역이었다.
이에 따라 복개가 이뤄진 제주시 이도지구 동아아파트 서쪽에서 용담1동 소재 퍼시픽 호텔 동쪽까지 비가 내리면 물이 흐르던 독사천 3.3km 구간이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서울시의 경우 수십 년 동안 시멘트에 묻힌 채 주차장 등으로 사용돼 온 청계천 복개부지가 복원되는 등 매립하천에 대한 복원사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도심지 독사천 매립이 이뤄져 상당수 시민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독사천 매립은 분명 거액을 투입해 산지천을 복원하는 등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제주시의 하천관리 행정에도 ‘오젼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제주시는 1991년 퍼시픽호텔 동쪽 독사천 하류지역 복개를 시작으로 독사천 복개에 나선뒤 1999년부터 독사천을 재해위험지구로 지정, 해마다 정비 사업을 벌였다.
정비 사업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하천복개’로 이어졌으며 정비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제주시 도남.광양.삼도동 지역을 연결하던 도심 독사천은 모두 시멘트로 뒤덮였다.
대신 이 곳에는 거대한 주차장이 조성돼 인근 주민들의 주차장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제주시의 복개사업을 바라보는 상당수 시민들은 제주시가 산지천 복원에서 보여줬듯 앞으로는 도심지 하천복개 보다 하천을 ‘살리는’ 재해위험지구 정비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물론 독사천 복개사업 초기만 하더라도 시민들간 썩은 물이 고여 항상 모기가 들끓고 악취가 풍기는 하천복개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새 도시개발이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그나마 유일한 ‘녹색. 생태지역’인 하천까지 주차장으로 탈바꿈하는 것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앞으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사실상 하천을 원형대로 살리고 보전하는 방향으로 하천정비사업이 전개될 것”이라며 더 이상 하천복개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