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성현의 말씀이 더욱 가슴에 와 닿는 12월이다. 세계적으로 전쟁, 테러가 자행되고 일촉즉발의 남북대치상황이 이어지고 일본의 망발과 망언이 끊이지 않아 국민 불안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애국애족의 정신으로 이 땅을 지켜 오신 선조들의 숨결이 그리워진다.
110년전 우리나라가 일본에 주권을 빼앗기자 나라 잃은 슬픔과 울분을 참지 못하고, “조선의 수치를 설욕하고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며 결의를 다진 애국지사가 있다.
우리 마을 이응호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유림 열두 분이 집의계를 결성하고, 바위에 ‘조설대’라고 새겨 항일구국의 의지를 다졌던 것이다.
“오등은 반만년역사를 부대한 우리 백성으로서 조선의 확고부동한 독립과 수고개화양당의 분쟁과 간신모리배위정과 왜구와 왜구침입지분쟁을 의거로 항거해 충군애국과 예의도덕을 만천하백성들에게 감심이 되도록 행동해 왜인을 일도일검에 살륙할 것을 영수대표 이응호는 계원과 더불어 선서한다” 이 글은 1905년 대한제국 침탈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일제에 대항하기 위해 제주시 오라동 문연서숙에서 수학하던 제주의 젊은 유림 12인이 의병활동을 결의, 집의계(集義契)를 결성하며 작성한 선서문이다.
조설대는 국상을 당했을 때 제주도민이 모여 향을 피우고 임금이 있는 한양 쪽을 향해 곡(哭)을 하며 배(拜)를 올리던 ‘망곡단’으로도 유서 깊은 곳이기도 하다.
우리가 경모식을 통해 조설대 집의계를 되새기는 이유는 뼈아픈 역사를 바로 배우고 기억하며, 과거를 성찰하면서 후손들이 밝은 미래를 위해 내일을 준비하는 정신적 가치로 삼기 위함이다.
올해도 변함없이 12월 5일 11시에 오라동 연미마을 조설대에서 집의계 12인 애국지사를 기리기 위한 경모식이 거행된다.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통해 후손들에게 건강하고 밝은 미래를 물려주는 교육의 장이 되도록 조설대 집의계 12애국지사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나라사랑과 향토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민들이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