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비준 통과 제주 농업 이제 죽었다”
“한중 FTA 비준 통과 제주 농업 이제 죽었다”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5.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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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등 도청 앞 회견

“계속되는 장맛비로 농작물의 상품성이 떨어져 농가 소득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한중 FTA 비준안 국회 통과로 제주 농업은 이제 죽었습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제주지역 농민들이 한중 FTA 비준 철회와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촉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은 2일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 농민들은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상복 차림으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이들은 “농작물을 바라보고 있는 농민들의 마음은 검게 타들어 가고 있지만 행정은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어려운 농가들을 더욱 사지로 몰아넣고 있는 것은 농산물 가격 하락을 조장하고 있는 행정과 농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정치권은 한중 FTA 비준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버렸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국회 본회의 통과도 졸속으로 처리하더니 연내 타결을 위해 20여 일 만에 모든 처리를 마칠 계획이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번갯불에 콩을 볶아 먹는 것도 아니고 무엇이 그리 급해 이토록 서두르는 것이냐”며 “자연 재해로 인해 농작물이 썩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한중 FTA를 체결한 정부와 정치권이 야속해 비통한 심정을 참을 수 없어 또 다시 길거리로 나왔다”고 토로했다.

제주도정을 향해서도 “원희룡 제주도정은 정부와 대통령의 뒤에 숨어서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말하지 말아야 한다”며 “지금 제주도는 모든 농산물이 비 날씨로 인해 갈아엎을 지경인데 원희룡 도정은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제주도는 자연재해로 발생한 농산물 피해 보상 대책과 함께 농산물 가격과 농가 소득 안정화 방안을 즉각 수립해야 한다”며 “특히 정부는 제주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즉각 선포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기자회견 도중 감귤과 콩, 월동채소인 무와 양배추 등을 제주도청 정문 앞 아스팔트에 내던지며 농업 정책에 거세게 항의했다. 김정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회장은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오열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농업경영인 제주도연합회와 한국여성농업인 제주도연합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국회의 FTA 비준안 처리는 제주의 경쟁력인 1차 산업을 붕괴시키는 것은 물론 제주 경제 전반을 흔들어 놓을 것”이라며 특단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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