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감자가격이 좋게 형성되면서 올해 제주지역 감자 재배면적이 증가했다. 날씨도 좋아 지금까지 병해충 발생이 거의 없어 생육이 순조롭다. 앞으로 1개월만 병해충 피해가 없다면 예년보다 작황은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감자 역병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병이며 식물병중에서도 대표적인 병이다. 감자는 역사적으로 남미 안데스산맥이 주산지로,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에 이어 스페인이 남아메리카를 점령한 후 1560년경부터 유럽으로 보급되면서 중요한 식량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1840년부터 감자역병이 발생하기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원인도 모른 채 확산되면서 1846년에는 극에 달한다. 유럽에서 당시 가장 가난했던 아일랜드는 식량을 감자에 의존했는데 감자역병으로 인구의 25%가 감소했다.
즉 100만 명이 굶어죽었고 100만 명이 신대륙으로 이주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후 이 병의 원인은 파이토프쏘라 인페스던트(Phytophthra infestans)라는 곰팡이에 의한 병이라는 것을 안톤 드바리(Anton deBary)가 밝혀냈다. 식물의 병이 자연발생이 아니고 미생물에 의해 일으킨다는 것을 알리는 첫 계기가 됐다.
감자역병은 서늘한 온도와 높은 습도가 있어야 발생한다. 균 생육에 알맞은 온도는 15~20℃이며 이보다 저온이나 조금 온도가 높아도 자랄 수 있다. 하지만 25℃가 넘으면 자라지 못한다. 높은 습도에는 잘 자라지만 물이 없으면 자랄 수 없다.
또한 감자 역병균은 감자의 모든 부위를 침해한다. 병이 발병하면 흑갈색의 병반이 보이며 잎 뒷면에 백색의 솜털모양의 균사, 유주자낭을 관찰할 수 있다. 좋은 조건에서 5~7일이면 포장 전체로 확산된다.
최근 서늘한 온도와 잦은 비 날씨는 감자역병이 발생하기 가장 알맞은 조건이 돼 농가에서는 병 예방에 신경을 써야한다.
감자역병에 등록된 작물보호제를 사용함에 있어, 병이 발생하기 전에는 예방전용 작물보호제, 발생이 시작되면 침투이행성 작물보호제를 사용해야한다. 침투이행성 작물보호제는 내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연용하지 말아야 방제효과를 높일 수 있다. 병해충 방제에 힘을 기울여 생산량도 높이고 소득도 증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