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차량서 즐기는 새로운 경험에 미소가 절로

“평소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만큼 때 묻지 않은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사회 구성원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지난 21일 오후 2시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인근에 위치한 선새미파크. 산 봉우리를 배경으로 멀리서 봐도 큼지막한 바퀴가 달린 SUV 차량 12대가 거친 굉음을 내며 줄 지어 서 있었다.
출발과 함께 언덕을 오르더니 몇 초 만에 저편으로 달려갔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거침없이 내달렸다. 흙이나 돌은 물론 시야를 가리는 나뭇가지는 운전을 방해하는 요소가 아니라 재미를 더했다.
이는 비포장도로인 오프로드 주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거친 자연 속을 누비며 자연과 하나가 되는 듯한 오프로드 운전은 상습적인 정체로 대변되는 도심 주행과는 확연히 대비됐다.
몇 분이 흘렀을까. 차량 안에 있던 장애인들은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롭고 이채로운 오프로드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좌우로 흔들리는 몸을 일으켜 세우는 등 거친 오프로드의 묘미를 제대로 즐겼다.
장애인들은 오프로드를 체험하며 우연히 만난 제주마를 손으로 만져보는가 하면 인근 오름을 오르기도 했다.
이들의 얼굴에는 장난기 어린 웃음꽃이 가득 피었다. 즐거워 보였다. 이를 바라보던 오프로드 동호회 회원들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이날은 제주 오프로드 동호회 타바샤(대표 이정문)가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 있는 혜정원 아가의 집 장애인 20여 명과 함께 오프로드를 체험하는 행사가 열리는 날이었다.
장애인들이 여태껏 느껴본 적 없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은 물론 더불어 사는 사회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에 따라 오프로드 체험 행사에는 장애인 뿐만 아니라 이들을 인솔하는 교사 10여 명도 함께 했다. 장애인들이 오프로드를 체험하는 동안 곁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호흡을 맞췄다.
한 장애인은 “짜릿짜릿한 전율이 온몸에 퍼졌다”며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또 다른 장애인은 “아마 타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를 것”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오프로드 동호회 타바샤는 산악 지형 운송수단 지원이나 각종 재난 발생 시 구호품 전달 등 앞으로도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쳐 더불어 사는 따뜻한 사회 분위기 조성에 힘쓸 계획이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최한정 제주예술동행 대표는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눈에 담아보지 못했던 장애인들에게 오프로드 체험을 통해 이웃이 존재하고 함께 살고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며 “오프로드 동호회 타바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어져 장애인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