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가치 제대로 인정해 줘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가치 제대로 인정해 줘야
  • 고봉철
  • 승인 2015.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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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사단 법인 한국유기농업협회 제주도지부 주관으로 제20회 제주도 유기농업대회가 개최돼 농업기관 단체장을 비롯한 유기농업인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기농업인의 사기 진작과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중반 소수의 농민을 중심으로 유기농업을 시작했다. 식량증산 정책이 추진되던 시기에 유기농업 실천이란 단순 농업활동이 아니라 자연과 환경을 보존하겠다는 철학적 인식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던 것이 1998년 친환경농업육성법 제정을 시작으로 유기농업이 친환경농업에 흡수되고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

그런데, 정책적으로 친환경농업이 육성되고 소비자들이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요구도가 급증하는 지금 오히려 친환경농업 확산이 더딘 모습이다.

저농약인증 폐지로 친환경농업은 2009년을 정점으로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고, 제주에서도 2017년까지 친환경농산물 인증면적을 20%까지 확대하고자 하지만 그 실현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친환경농업의 발전방안은 친환경농업을 농업생산이 아니라 농업환경으로 볼 때 찾을 수 있다. 친환경농산물 생산과 더불어 농촌의 다원적 기능, 공익적 환경자재를 생산하는 활동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해 친환경농업인에게 그들이 만들어내는 보이지 않는 다원적 기능 대한 가치를 보전해 줘야 한다. 그리고 현행법 상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지 않는 농업인이라도, GAP(우수농산물관리제도) 인증 농업인이나 그 외 환경친화적 활동을 하는 농업인에게는 적정 가치를 보전해 줘야 한다.

또한, 도시 소비자도 친환경농산물과 공익적 환경자재를 소비하는 위치에서 친환경농업의 책임주체로 동참하며 친환경농업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락 한 알 속에 우주가 들어있다.’ 혹은 ‘밥 한 그릇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면 세상 모든 이치를 깨달은 것과 같다.’ 라는 말이 있다.

나락 한 알, 밥 한 그릇 속에 있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가치를 포함하는 말이다. 우리가 친환경농업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줄 때 우리 제주농업농촌이 지속가능할 힘을 얻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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