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할인 혜택이 제공되는 수능 수험표 팝니다. 연락주세요.”
2016학년도 대학수학 능력시험이 끝나고 수험표를 제시하면 할인을 해주는 수험생 할인 시즌을 맞아 수험표 거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6일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에는 ‘수능 수험표 팝니다. 연락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글 작성자의 연락처와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아이디도 적혀 있었다.
또 다른 사이트에도 수능 수험표를 판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가격도 3만원에서 5만원까지 다양했다. 판매자가 가격을 적어놓지 않은 경우 문의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처럼 수능 수험표 거래가 성행하는 것은 수험생에 대한 할인이 매우 광범위해졌기 때문이다. 할인율도 높은 데다 할인 기간도 길어 수능 수험표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업계는 수능 직후인 지난 13일부터 일제히 수능 마케팅에 돌입했다. 실제 도내 호텔과 외식업체, 영화관 등은 수능을 치른 수험생을 대상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게다가 온라인 이벤트의 경우 수험번호를 입력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등 수능 수험표를 소지하고 있으면 다양한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수능 수험표 할인은 대부분 본인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혜택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수험표 구매자들은 수험표에 자신의 사진을 붙여 할인 혜택을 누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 판매점 직원 강모(29·여)씨는 “수험표를 제시하면 당연히 수능을 친 수험생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며 “괜히 의심하면 불쾌해 할 수도 있어 꼼꼼히 수험표를 살피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수생 박모(20)씨도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이 수험표를 빌려 각종 할인 혜택을 보겠다고 하는 통에 매우 귀찮다”며 “재수생 가운데는 수험표를 판매한 경우도 종종 있다”고 귀띔했다.
현행법상 수능 수험표를 거래하는 행위는 불법이 아니지만 공문서인 수험표에 붙어있던 사진을 다른 사람 사진으로 바꾸는 행위는 공문서 위조에 해당한다.
사들인 수험표로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행위도 사기죄에 해당,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수험표에는 이름과 사진은 물론 주민등록번호까지 기재돼 있어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을 위험도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다른 사람의 수험표로 각종 할인 혜택을 받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며 “수험표에는 개인정보가 있기 때문에 거래하게 되면 범죄에 악용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