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선충병 심각 3차방제 착수
내년 8월까지 35만그루 목표
소나무는 우리 민족이 좋아하는 나무다. 소나무의 멋 때문이 아닐까 한다. 우선 수려한 외관이다. 웬만한 수령의 소나무는 그 자체가 한 폭의 풍경화다. 그보다 더한 멋은 내부에 있다. 매섭게 몰아치는 겨울바람에도 본연의 푸르름을 잃지 않고 의연히 서있는 낙락장송에서 풍겨지는 기개다. 그래서 애국가 2절에도 등장한다. “남산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제주에는 소나무가 1200만여 그루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소나무를 역사·관광·휴양자원은 물론 자연생태계의 한축을 이루는 소중한 자원으로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제주의 소나무가 아프다. 그것도 아주 심각하다. 2004년 제주시 오라골프장 인근에서 처음 발생한 재선충병이 지속적인 방제작업으로 점차 안정세를 보이다 2013년 이후 극심한 가뭄과 고온현상 등으로 급격히 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 이후 올 8월까지 총 112만8000그루를 제거했음에도 30여만 그루에 재선충병이 진행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서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달 15일 가을철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작업을 시작, 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방제작업에는 산림법인·산림조합영림단·직영방제단 등 50개 작업단에서 1일 7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재선충병방제는 방제품질 향상과 안전관리가 최우선과제인 만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제주지사의 협조를 받아 지난달 14일엔 방제작업단·현장대리인·시공 감리업체 관계자 120여명을 대상으로 작업장 특별 안전관리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내년 8월까지 추진되는 이번의 재선충병 3차방제는 피해고사목 35만 그루 방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집단지역에 고사목이 50% 이상 될 경우 모두 제거하는 소구역모두베기 방제방법도 국·공유지와 경작지 내 소규모 피해임지를 대상으로 선택적으로 시범 실행할 계획이다.
특히, 재선충병 피해가 고지대로 확산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내년 2월까지 한라산국립공원 경계구역을 차단벨트화, 공원경계·산록도로 등 선단지 2000㏊에 예방나무주사를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내년 5월부터는 지상(연막)방제를 실시하고, 국립산림과학원으로부터 방제효과를 인정받은 페로몬트랩 방제도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 합동으로 검증절차를 거친 곶자왈 훼손 최소화 방안으로 제거고사목 2중그물망 피복처리를 도입하고 있다.
아울러 ‘산림기능인’ 육성도 추진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투입인력은 700여명 가운데 도내 인원은 190명에 불과하다. 도내에서는 산림교육 전문기관이 없어 양질의 전문교육을 받을 기회가 드물어 ‘산림기능인’이 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산림기술자 및 기능인 교육을 받으려면 도외 산림조합중앙회 소속기관인 임업기술훈련원(경남 양산)이나 임업기계훈련원(강원도 강릉) 등을 직접 찾아가서 장기간(6주) 교육을 이수해야 했다. 항공료에 체재비 등 자비부담과 시간 부담 등으로 교육을 기피, 전문 산림인력 양성에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내년에는 산림청과 산림조합중앙회의 협조를 받아 도내에서 산림기능인 순회교육을 개설, 100여명의 산림기능인을 양성할 계획이다. 향후 각종 산림 재해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와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준공검사도 엄격히 하고 있다. 담당 공무원을 1명에서 3명으로 확대하고, 환경단체에서 작업현장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방제품질을 향상시켜 재발생률을 낮추고 소나무림의 건강성 회복을 위해 노력이다.
최근 산림청으로부터 긴급 배정된 국비 50억원은 우리도 소나무재선충병 총력방제 작업에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 방제작업에 따른 불편과 재산피해에도 불구, 많은 협조를 해주시는 도민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와 함께 수종갱신 조림에도 적극 참여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