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자극 감독을 15년간 해온 나현정씨가 갤러리INI(관장 서인희,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서길 117)에서 종이 커팅 기법의 작품들로 세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2009년 제주에 정착한 나씨는 제주를 상징하는 동물, 노루를 소재로 한 연작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연작의 전체 줄기는 한라산 백록담의 노루가 바다와 연결된 동굴을 따라 바다로 내려가, 푸른 고귀한 생명체(고래)로 변신한다는 구상이다. 이야기는 백록담과 바다가 동굴로 연결돼 있다는 상상을 전제로 한다. 노루는 동굴을 따라 내려가는 과정에서 여러 종족들을 만나 역경을 겪으며, 바다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성장하게 된다.
앞서 첫번째 개인전에서는 노루의 탄생, 두번째 개인전에서는 노루의 여행을 표현했다. 이번 전시는 노루의 '환생'으로, 노루 연작의 완결편인 셈이다.
나씨는 한 때는 소중했던 노루가, 인간의 저간 사정에 의해 지금은 '유해동물'이 된 것을 안타까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매 작품에는 노루의 여정이 담겼다. 크기는 70호 가량, 20점이 내걸렸다.
나씨는 대구가톨릭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상명대학원에서 무대미술을 전공했다. 서울 출생이며 2009년부터 제주 봉성읍에 거주하고 있다.
나 씨는 "그림자극 감독을 오랫동안 하면서 그림자극을 작품으로 표현해보고 싶었다"며 "작품 기법과 더불어, 사라지는 생명과 그들의 아픔에 대해서도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초대의 말을 전했다.
'환생, 노루 다시 태어나다' 전은 지난 2일 시작돼 오는 29일까지 이어진다. 문의=064-799-8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