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 우려하는 ‘철부지’가 아니었다. 참으로 의연했다.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성금을 모아 물 부족과 오염으로 고통 받는 아프리카 우간다 아이들에게 ‘우물’을 선사한 제주도내 고교생들의 이야기다.
먼 나라 친구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넨 주인공은 제주일고와 제주여고, 제주중앙여고와 신성여고, 남녕고 학생들. 이들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주지역본부를 통해 우간다의 현실을 전해 듣고 ‘Water 4 US’ 캠페인에 참여했다.
5개 고교 학생회는 한창 무더웠던 지난 8~9월 교내 선후배들을 대상으로 모금을 진행했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으나 5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의 호응으로 5472만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조성했다. 이 값진 성금은 최근 우간다 카물리 마을에 2개의 식수 펌프를 전달하는 결실(結實)로 나타났다. 또 해당지역에 식수위생위원회를 만들어 우물이 깨끗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세심함도 보였다.
현재 우간다 등 아프리카 나라들은 물 부족과 오염으로 주민들이 수인성(水因性)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어린아이들은 물 깃기 등 고된 노동으로 인해 교육수준이 낮아지는 등 이중고(二重苦)를 겪고 있는 중이다.
학생들은 캠페인에 참여하며 ‘평범한 우리들도 남을 돕는 히어로(hero)가 될 수 있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리가 정말 먼 나라 친구를 도왔다”는 감격으로 돌아왔다. 제주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물의 소중함과 더불어 고통 받는 친구들을 돕는 ‘나눔의 의미’를 재삼 깨닫게 된 것도 또 하나의 커다란 소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