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문화가정 부부교육 실시
달라지는 모습 등 ‘변화’ 확인
부부·부모 서로 ‘역지사지’ 계기
농협제주본부 후원으로 진행
사랑 가슴에 새긴 소중한 시간
참가자 ‘가족 사랑’ 등 좋은 성과
다문화가정 교육이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이뤄졌다. 도내 20가정의 부부가 참여, 14쌍의 부부가 수료했다. 직장을 다니는 남편들의 참여를 위해 매주 월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8주 동안 야간에 진행됐다.
참여율 등 교육성과 제고를 위해 수료자 가운데 2가정을 선발, 고향 방문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그래서인지 참여자들 대부분이 교육 참여에 적극적이었다. 애월읍에서 멀리 조천읍과 대정읍에서까지 ‘불원천리’ 마다 않고 달려왔다. 국적도 베트남·일본·중국·필리핀·몽골 등으로 다양했다.
교육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역지사지’로 부부가 서로 이해하고, 부모로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고향방문 기회를 꼭 갖겠다며 결석은커녕 지각하지 않으려고 뛰어가는 남편의 태도에 평소와 다른 남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고도 한다.
엄마 A씨는 아이가 잘못 했을 때 감정을 못 이겨 분풀이하듯 때리기도 했다고 했다. 잘못을 고쳐줘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아이에게 상처를 준 것이다. 교육을 통해 A씨 부부는 서로 노력하기로 다짐을 하고 아내는 남편의 입장에서 남편은 아내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자녀에게도 긍정적인 표현과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제는 개구쟁이 아들이 “우리 엄마 요즘 착해졌네!”라고 너스레를 떨 정도라고 한다.
B씨의 경우는 ‘무뚝뚝한 남편’과의 갈등을 해결한 케이스다. 평소 남편은 아이들과 잘 놀아주고 집안일도 잘 해주는 편인데 사랑한다는 표현은 잘 안했다. 말로 표현하지 않으니 남편을 원망도 하면서 서로 갈등이 생겨났다. 그런데 교육을 통한 ‘소통’이 계속되면서 남성과 여성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공통적인 문제점을 알게 됐다. 그리곤 문제점 개선을 위해 서로 노력하는 모습을 느끼게 되고 신뢰하게 됐다고 한다. 신뢰하는 마음이 미래의 희망이 되고 사랑하는 마음을 언어로 표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게 된 것이다.
C씨는 교육을 이어가고 있는 사례다. C씨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런 교육을 받았다면 지금 아이가 학교생활에 문제없이 잘 적응했을 것이고, 엄마로서 따뜻하게 아이의 입장에서 사랑해 줄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교육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끼면서 “더 늦기 전에”라는 마음으로 아이와 함께 ‘바우처’를 신청해서 1주일에 1번씩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교육과정이 마무리되는 1년 후 다정히 손잡고 섰을 ‘엄마와 아이’를 그려본다.
교육생 중 D씨는 아빠와 아이들의 관계를 개선해냈다. 전통놀이를 통해 아이가 아빠의 어린 시절을 간접 경험하고, 신체놀이를 통해선 아빠와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하게 됐다. 놀이를 통해 자녀와의 관계가 친밀하게 되고 자녀도 아빠와의 관계가 좋아지는 계기가 된 것이다. 자녀와의 관계에서도 막연히 고민하던 E씨도 희망적인 소통의 길을 찾았다고 한다.
결국 교육에 참여한 모든 가정이 고향방문의 기회를 얻지는 못했지만 자연스럽게 부부지간, 부모와 자녀 등 따뜻한 가족관계 형성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고향 방문을 목적으로 교육에 참가한 가정들도 서로 변화하는 가족의 분위기를 느끼며 ‘고향방문’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자리도 모르게 가랑비에 옷이 젖듯 한주 한주의 교육에 참여하면서 서로가 배려해주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던 것이다. 특히 고향방문의 기회가 주어진 김진·여은영(베트남)씨는 본인보다 더 절실한 가정에게 고향방문의 기회를 양보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 교육은 농협제주지역본부(본부장 강덕재) 지원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20개 다문화가정의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한 ‘한국문화체험행사’에 이어 부부교육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교육에 참가한 다문화가정과 함께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앞서 사례에서 봤듯 부부교육은 매우 중요하다.그리고`고향방문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진행된 올해 부부교육은 예상 이상으로 좋은 결실을 맺었다. 부부와 가족의 행복은 부부의 사랑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고 가슴에 새긴 소중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