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하지만 깊이있게 진동하는 물결…목소리를 높여 일어서는 거센 바다…내면의 깊은 떨림부터 거친 함성까지 다양한 모습의 바다에 꿈틀대는 생을 담고 싶다. 괴롭고도 즐거운 생의 몸부림을, 약동하는 생명의 힘을…" (작가 노트 중에서)
2013년부터 '문화공간 양'(화북2동)과 제주현대미술관에서 레지던스 생활을 하며 제주와 인연을 맺어온 서양화가 정현영씨가 갤러리 아트스페이스·씨(제주시 중앙로)에서 제7회 개인전을 열고 있다.
3년여의 제주생활에서 받은 영감을 야심차게 녹여낸 이번 개인전에는 제주의 자연을 모티브로 한 두 개의 설치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작품 명 '요동하는 땅'과 '진동하는 바다'다.
'생명의 자리:제주의 땅과 바다'란 주제에 알 수 있듯 정 씨는 제주의 자연에서 끊임없이 요동치고 소멸하고 다시 생성하는 자연의 섭리를 재확인했다. 바스라지는 가을의 메마른 낙엽도 이듬해면 다시 생명을 틔운다. 그 모습은 삶의 희로애락과도 닮았다.
정씨는 한지 위에 수천 수만번의 붓질로 색을 입히고, 여러 점의 개별화된 작업을 모아 하나의 작품으로 설치하는 방식을 통해서도 모든 현상이 상호 의존하고 있다는 생태론적 세계관을 드러내고 있다.
작품은 오는 21일까지 만날 수 있다. 오는 11일 저녁 7시에는 작가와 함께 고대 동굴벽화를 영상으로 보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한편 정현영씨는 서울대 서양화과와 펜실베니아대학교 대학원(회화, 석사)을 졸업했다.
정씨는 앞서 레지던스 기간 화북초교 아이들을 비롯한 마을 주민들과 벽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제주지역 공동체와 끈적한 소통을 경험하기도 했다. 문의=064-745-36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