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 위주 똑같은 기사” 제주언론 위기
“관 위주 똑같은 기사” 제주언론 위기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5.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언론연구 세미나서 현장성·분석력·혜안 등 주문
“정보만 주면 기사 써 내는 로봇 저널리즘 대응 필요”

정보만 주면 형식에 맞춰 자동으로 기사를 생산하는 로봇 저널리즘 시대에 기자들에게 필요한 능력은 분석력과 현장성, 혜안, 감동 등 오히려 기자 본연의 아날로그적 속성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제주대 행정대학원 세미나실에서 제주대 언론홍보학과와 제주대 사회과학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2015 지역언론연구 세미나에서 토론자들은 '제주 저널리즘의 미래' 섹션에서 현재 제주지역 언론이 처한 위기와 대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사회를 맡은 김경호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현재 제주지역 언론은 피상적으로 현장에 접근하고 나열식으로 보도하면서 단순한 전달자에 머물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영조 제주경실련 대표은 "많은 언론이 관 기사만을 주로 다루면서 모두가 똑같은 내용을 보도, 서로 하향 평준화 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제주도에 언론으로 등록은 했지만 홈페이지가 없거나 발굴기사가 없는 언론사도 상당하다"며 언론의 변화는 분명 필요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언론의 어려움은 특히 정보만 주어지면 24시간 쉬지 않고 기사를 생산해낼 수 있는 로봇 언론의 등장으로 입지가 더 좁아질 것으로 우려됐다.

이에따라 토론자들은 언론이 변해야 한다는 주문을 전제한 가운데 기자들이 현장성, 분석력, 감성, 혜안 등 아날로그적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영표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언론의 쓸모란, 재벌이나 정치인들이 만들어낸 프레임을 깨는 데 있다"고 직설했다.

단순 전달식 보도에서는 이들의 프레이밍에 말려들어 가기 때문에 이러한 틀을 탈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이어 "언론은 독자들이 정치와 공동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도록 적절한 정보와 근거를 제공하되 권력자들과의 동맹에서 일정한 지분을 나눠갖지 말아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이승택 제주도 정책보좌관은 "과거 민간 문화단체에서 활동할 때 느낀 언론의 힘은 소중하고 컸다"며 "나의 생각과 나의 일들은 언론을 통하지 않고는 세상에 나가지 못 했다. 지금 언론이 집중해야 할 부분은 주변의 일들, 그 이면을 깊이있게 보는 혜안"이라고 말했다.

한영조 제주경실련 대표는 "앞으로의 기자들은  감성을 담은 기사, 현장 위주의 기사 등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기사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정화 제주도의회 의원도 "이제는 전문기자가 필요하다"며 "사건과 사고의 이면을 밝혀내고 사안을 분석할 힘이 있어야 언론에 대한 도민들의 무관심을 바꿔나갈 수 있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본 지 김계춘 주필과 윤철수 헤드라인제주 대표, 김광우 전 제주MBC 보도국장, 김석범 KCTV제주방송 보도국장 등 다수의 전현직 언론인이 참석해 제주지역 언론의 현실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가감없는 논의를 진행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