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소비 채널 다양·온라인 증가
자국브랜드 인지도 상승 감안 필요
중국의 내수시장 규모는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이고 우리나라보다 10배나 크다. 중국의 소비는 구매채널 다양화, 합리적 소비증가, 온라인 구매 등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와 더불어 올해 들어서 중국이 내수중심으로 정책을 변화시키고 있고 내년 초쯤 한중 FTA가 발효되는 점을 감안할 때 제주도는 중국 내수시장 진출 전략을 고민해야 될 시기다.
얼마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와 제주발전연구원이 중국소비시장을 분석하고 제주의 중국 진출 전략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주제발표와 토론을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도내 각 부문에서 이미 중국 소비시장에 구체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제주라는 긍정적 이미지만으로는 중국 시장 진출에 한계가 있으며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특성과 변화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중국의 가공식품 소비는 2007년부터 연 8% 이상 증가하고 있고 지난해 중국 1인당 GDP가 8000 달러임을 고려할 때 앞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에서 지역 간 소득격차 축소에 따라 중산층이 확대, 이들의 선택적 소비가 증가하고 생필품 즉 음식료품도 고급제품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제주도의 상해 진출 전략은 지역이라는 목표 설정에서 더 나아가 상해가 우리가 생각하는 동질적인 지역이 아니라 소비자 간의 소득격차가 크고 제품에 대한 수요가 다양한 복합적인 시장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중국은 지역이 광대하고 시장구조도 복잡해 시장 세분화와 소비자 타깃팅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에 근거한다.
소비채널 또한 백화점이나 슈퍼마켓 등은 한자리 수 증가에 머물고 있으나 전자상거래 활용은 연 30% 증가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최근 제주의 한 업체가 징동닷컴에 자체 브랜드로 입점한 것은 이러한 현지 소비채널 변화를 파악해 진출한 좋은 사례다. 즉 중국 소비자의 쇼핑채널이 확대되고 브랜드 충성도도 높아지고 있어 판매망 최적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분석한 경우다.
중국 브랜드가 부상하고 있는 점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중국 유수의 그룹과 업무협약을 통해 제주 특산물이 중국에 진출할 기회가 있다 해도 실질적으로 현지 상표나 디자인으로 바꿔야 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중국 그룹이 제주 상품을 사서 자사 유통망에 공급해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나 현지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구매하는 것과는 별개의 일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중국 친화 브랜드로 진출을 모색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
중국은 또한 수출중단업체가 가장 많고 수출지속률도 가장 낮은 국가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이는 현지기업과의 경쟁, 대중 수출여건 악화 등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중국의 경우 경쟁국은 물론 현지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 기존의 1회성 지원보다는 거점별 현지유통망 직접연계, 공동 물류망 구축 등 진입장벽을 완화할 수 있는 현지 밀착형 지원을 모색하는 것이 제주특별자치도의 훌륭한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제주라는 지역브랜드 마케팅도 중요하나 중국 소비자들의 자국 브랜드 인지도 상승, 하이엔드제품과 로우엔드제품으로 양극화 가능성 등도 감안, 제주 수출기업의 브랜드화를 검토한다면 금상첨화다.
중국은 최근 연 7% 성장을 포기했다. 우리나라 수출에 반가운 일은 아니나 내수증가를 통한 경제성장을 추구하면 5년 이내 소비가 2배 이상 늘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제주도의 수출은 지난해 대비 16% 증가했다. 전국 지자체중 최고의 증가율이다. 4년 연속 1억 달러 수출이 예상된다. 반면에 대중국 수출은 현재 1% 증가에 그치고 있다. 중국 수출에서 100만 달러 수출품목과 100만 달러 수출기업이 하루빨리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