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으로부터 약 2500여년 이전에 공자는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라” 하셨다. 그리고 장자는 “가면 곧 길이다” 하셨다. 이 두 말씀은 상충돼 보이지만 깊이 이해를 한다면 일맥상통함을 알 수가 있다.
인생의 길을 살피는데 대입을 한다면 선현, 선각들이 앞서 닦아 놓은 올바른 길을 가는 정석을 배운 뒤, 그 경지를 넘어 설 경우에 자기의 길을 개척하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가 있으며, 공부에 대입을 한다면 먼저 튼튼한 학문적 토대를 마련한 후에, 창조적 학문을 연구하라는 주문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공직사회는 두 개의 축이 있는데 그 하나는 청렴이다.
위에 전술한 바에 따라 대입을 해 보면 공자의 말씀은 부정과 유혹을 뿌리치고 정의의 길을 걸으라는 것인데, 각종 이권에 따른 청탁과 향응이 난무 하는 현실에서 참으로 지키기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유혹의 손길이 클수록 뿌리치고 정도의 길을 간다면 그 일이 완성된 후의 자부심 또한 클 것이다.
만약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넘어 간다면 사후 본인의 책임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 사업의 부실이 뻔히 눈에 보이듯이 자명해 이는 또 사회의 커다란 손실을 가져와 차후의 연쇄되는 사회적 부실로 인한 인재가 예견된다.
공직사회의 또 다른 축은 친절이다.
장자의 말씀에 따르면 오늘날 공직사회의 경직됨을 마치 보고 나무라듯이 하는듯하다. 민원인의 요구에 정해진 길에 따라 형식적으로 부응하고 그 외 시간의 흐름이나 환경의 변화에 대한 변수는 일체 고려하지 않은 경직된 사고방식에 따른 일처리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다.
지방자치단체 간에도 경쟁이 현실이 돼 버린 지금 오늘날의 친절은 민원인에게 상냥한 태도와 부드러운 말로 응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극적 민원해결 의지가 없다면 그것은 교언영색(巧言令色)일 뿐인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인생에 있어서나, 사회적 책무에 대해서 추구하는 바가 어찌 다를 수가 있을까 마는 오늘 다시 한 번 공자와 장자의 짧은 경구를 공직사회에 빗대어 더듬어 보니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