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덧 10월의 끝자락. 두꺼운 겉옷과 머플러가 어색하지 않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계절의 변화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계절의 변화도 느끼지 못할 만큼 바쁘게 살고 있다. 과학과 효율성 위주의 사회가 삶의 여유와 인간다움을 빼앗고 있다.
회색의 콘크리트 건물과 잿빛 아스팔트, 핵가족화, 입시 위주의 지식 편중 교육, 개인주의 확산과 이웃 간의 단절, 최고만을 지향하는 경쟁사회가 만드는 폐해가 클수록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라는 인문학적 성찰을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다.
인문학은 그야말로 인간에 대한 학문이다. 기존의 사고방식에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시각을 탐색한다. 인간의 감성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인간친화적인 아이디어를 구성하는 것은 인문학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다.
‘찾아가는 여행자 등을 위한 제주인문학 강좌’는 인문학을 기반으로 지식의 전문화 뿐 만 아니라, 삶의 소중한 가치를 일깨우고 풍요롭게 하기 위해 제주시가 운영하는 강좌이다. 본 사업은 교육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돼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추진하고 있다. 참여 강사는 제주에 거주하는 인문학 강사들로 우리와 친근한 이웃들이다.
제주인문학강좌 운영장소는 작은 도서관 3군데와 여행자숙소 1군데다. 강좌는 제주어, 제주역사, 문학작품 등을 통한 인문소양 강좌와 제주인들의 생활문화를 체험하는 문화체험과정, 오름 등을 탐방하는 자연체험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며칠 전 찾아간 ‘제주시 감상 및 창작 강좌’에는 수강생들은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강의에 푹 빠져 있었다. 강의 종료를 알리는 강사의 말에 학습자들은 못내 아쉬워하며 다음 강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향후 제주인문학강좌에도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함으로써 미래에 대한 창의적인 혜안과 삶의 가치와 여유를 찾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제주시는 앞으로도 꿈과 미래가 있는 행복한 제주시 건설을 위한 시민평생교육 사업들을 적극 발굴해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