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를 기회 삼기위한 노력 필요
국제감귤박람회 멋진 성공 기대
매년 이맘때쯤이면 우리 제주는 커다란 이슈에 휩쌓인다. 바로 감귤처리문제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5월 감귤혁신 계획안이 발표되면서, 이른 시기에 이슈로 떠 오른 이후, 제기된 여러 문제 등을 도정이 받아들이고 수 개월간의 현장 의견수렴을 통해서 8월 감귤혁신 5개년 추진계획이 최종 발표됐다.
그리고 올해 산 노지감귤이 이달초부터 출하되기 시작하면서 비상품감귤의 유통 문제가 ‘올해도 여지없이’ 제주의 반갑지 않은 이슈로 떠 올랐다.
이래저래 우리 제주는 감귤에 대한 여러 이슈를 피해 갈 수 없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제주도가 국내 유일의 생산지로서 독점생산구조에다 희소적 가치 때문에 1970년대 만 해도 감귤은 ‘대학나무’ 또는 ‘효자나무’로 군림해 왔었다.
3만여명이 넘는 감귤재배농가, 그리고 비록 지난해 산은 여러 문제로 조수입이 뚝 떨어졌지만 2013년산의 경우 9000억원 대에 이른다. 그래서 생명산업 또는 지주산업이라 불린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과잉생산·품질저하·타 과일과의 경쟁·수입개방 등에 따른 외국산 과일 수입이 늘어나면서 감귤을 둘러 싼 주변의 여러 환경이 위기임이 분명하다. 최근에는 보고도 안믿기는 속절 없는 가격폭락이 이어져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만 가고 있다.
감귤가격이 10㎏들이 한 상자의 가격이 1만원 밑으로 떨어져 하락세를 넘어 폭락 수준으로 추락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같은 가격대는 지난 2009년 노지감귤 출하 이후 처음이다. 감귤혁신 원년을 외친 제주도정의 구호가 무색해 지는 가격대임이 분명하다.
특히 조생온주의 본격적인 수확과 출하를 앞둔 시점이어서 감귤재배농가들은 2014년산 감귤 처리사태를 떠 올리며 태산같은 걱정을 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하기에 늦었지만 이제는 감귤의 위상을 재정립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내달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서귀포시 일원에서 감귤을 테마로 한 ‘2015 제주국제감귤박람회’가 열릴 예정이다. 지난 1981년부터 2006년까지 26년간 감귤축제로 개최돼 오다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 프레 엑스포 형태로 감귤박람회를 확대 개최하면서 행사기획과 진행 등의 경험을 쌓아 왔다.
이처럼 두 차례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에 사전에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장점은 살리면서 치밀하게 기획하고 준비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프로그램 역시 국제박람회에 걸맞게 감귤산업 전시관을 비롯하여 농기자재 전시관, 감귤기술 전시 및 감귤요리 경연대회, 감귤관련 학술심포지엄과 컨퍼런스, 문화체험과 연계행사들로 구성함으로써 기대가 매우 크다.
이색적인 명품감귤 생산 기술현장 투어가 올해 새롭게 선보인다고 한다. 매일 60명을 대상으로 성목이식 현장 견학을 통해 농가들이 선진 재배기술을 공유함으로써 명품감귤생산에 한 발짝 더 다가서기 위한 노력이다.
제주감귤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우리 제주경제의 신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나감은 물론, 과일을 테마로 한 대한민국 대표 국제박람회로 육성함으로써 제주감귤의 명품화·세계화·대표 축제로 승화시키기 위해 조직위원회를 중심으로 오랜 기간 땀을 흘려 왔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 아무리 행사 규모를 늘리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더라도 주인은 도내 감귤재배 농가와 이런 저런 형태로 감귤과 인연을 가지고 있는 도민이다.
주인 없는 박람회는 아무리 성대하게 치러질지라도 그 의미가 축소될 수 밖에 없다. 감귤재배농가와 도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농가와 생산자 단체, 행정기관이 하나가 되어 모두가 우리의 몫이라는 인식을 공유할 때 진정한 제주감귤의 명품화를 이루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2015 제주국제감귤박람회의 멋진 성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