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미래 가치 지키기 위한 노력
UNESCO 무형유산 등재에도 도움
해녀는 영원히 제주인의 삶 속에 품어있는 어머니와 같은 상징적 존재다. 그들은 험난한 제주의 자연을 이겨내 가정의 경제뿐만 아니라 제주의 경제영역을 넓히는 등 제주여인의 강인한 의지를 보여주는 표상이자 제주인의 정신적인 뿌리다.
그녀들이 갖고 있는 해녀노래·물질기술·자연 지식·생태주의·공동체 문화 등은 현대인이 갖고 있는 황금만능주의·자연고갈·이기주의 등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중요한 모델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해녀문화의 보존은 결국 우리의 미래 가치를 지키며 이어가야 할 숙명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해녀 인구는 꾸준히 감소화고 있다. 1965년 2만3000여명에 달했던 제주 해녀는 1975년 8400명으로 10년새 3분의1로 급감했다. 도내 해녀는 지난해 말 현재 100개 마을어촌계 소속 4415명에 불과하다.
그리고 산업 구조의 변화와 고령화 등으로 제주해녀는 명맥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 제주해녀 가운데 70세 이상이 60%로 대부분 고령이다. 최근 연평균 155명이 자연 감소하고 있다. 40대 미만의 해녀는 70여 명 정도여서 신규 진입 없이 지금 상태라면 해녀정년을 80세로 가정했을 경우 20년 후엔 약 84%(3685명)가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해녀 육성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 해녀양성학교 체계적 운영 지원, 해녀 신규 가입을 위한 어촌계 가입 조건 완화, 수산종묘 방류 등 소득사업 확대 지원 및 물질조업시 안전사고 예방대책 등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제주특별자치도가 사라져가는 어촌의 고유한 문화를 발굴해 보전·관리·전승하고, 지속적인 어촌경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제주해녀를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달 해양수산부에 지정 신청과 11월중 심사를 거쳐 12월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정될 경우 유네스코(UNESCO) 인류문화 유산과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위한 발판 마련과 국가적 차원의 보전 및 재정적 지원으로 해녀들의 삶의 질 향상과 문화 보존 등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기대된다.
제주해녀가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되고 나아가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2017년 UN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까지 이뤄낸다면 제주지역은 생물권보전지역·세계자연유산·세계지질공원 등 유네스코 자연과학 3분야와 함께 그 브랜드 가치 활용도가 훨씬 높아질 것이다.
해녀문화 콘텐츠산업 진흥과 해녀문화의 브랜드 가치 제고, 어업유산을 활용한 제주해녀 축제, 어촌체험 프로그램 활용, 어업유산 탐방 상품 개발 및 청정제주 농수산물 판매 연계 등 다양한 소득원 개발로 지역경제 활성화 및 농어촌 소득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도는 제주어업유산인 태우(전통배)·도대불(옛 등대)·원담·구엄 돌염전 등의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최근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미국·아시아 주요 지역에 배포되고 있는 영국의 유력지인 파이낸셜타임즈(FT)는 기사에서 “제주 해녀는 세계의 이목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물질을 배우려고 하는 젊은 여성이 없어 30년 정도면 해녀가 사라져 버릴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과 함께 “미래에 우리 같은 사람이 많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완전히 사라질 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해녀의 입장을 기사화했다.
세계적인 언론에 제주해녀가 긍정적으로 조명되면서,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 등재 등에 시너지효과가 예상된다. 내년에는 제주해녀문화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나온 해녀의 말처럼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제주해녀 문화의 세계화와 제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도전에 도민들의 관심과 성원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