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할 겨를이 없는 청소년들
자신을 살펴볼 시간도 없어
책임은 이들을 몰아붙이는 어른들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주자
목표 찾기 내면 들여다보기 중요
믿어주는 사람 통해 ‘인성 완성’
금방 구워 따뜻하고 맛있는 머핀이 하나 있다. 그리고 그 머핀 앞에는 배고픈 2명의 아이가 있다.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나눠 먹으라고 하면 어떻게 할까? 한명이 힘이 세다면 대충 나누고 큰 걸 자기가 먹든지 아니면 맛있는 윗부분을 자기가 먹어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공평하지 않다. 누군가는 억울할 테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공평하게 나누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명은 나누게 하고 한명에게는 먼저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면 자세가 달라질 것이다. 머핀을 나누는 두 손을 바들바들 떨며 나눌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요즘의 어른들은 2명의 아이에게 머핀을 줄 때 이렇게 주지 않는다. 머핀을 각각 하나씩 주거나 칼로 정확히 2등분을 해서 각각의 접시에 담아서 준다. 아이들에게 직접 머핀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는다.
인성컨퍼런스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이틀간의 일정인 이 컨퍼런스에 참여하면서 다시금 깨달은 것은 이 사회는 아이들을 너무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교육현안문제가 ‘학생의 인성 및 도덕성 약화’라는 기사를 보면서, 또한 요즘의 청소년들을 얘기할 때 참을성이 없고 인성이 부족하다고 얘기를 한다. 그런데 정작 아이들을 이렇게 만든 건 이 사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사회가 또는 부모님이 정해 놓은 원칙과 시간표대로 살기에 바쁜 요즘의 아이들이다. 동아리 활동이나 자치활동을 하다가도 학원에 가야 한다며 슬그머니 일어나는 아이들을 보게 된다. 다른 생각을 할 기회가 없다. 아니 다른 생각이라는 걸 생각 해 본 적이 없을 지도 모르고 그냥 살아가는 요즘의 청소년들이 안타까울 때가 있다.
청소년들에게 자신을 살펴 볼 시간을 주었으면 한다. 먼저 자신의 감정을 알아채고 내면을 살펴볼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감정을 알고 그 내면의 동기를 알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동기가 다를 수 있고, 그렇다면 겉으로 보여지는 결과가 같더라도 결코 같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의 내면의 동기를 살펴볼 줄 알아야 한다. 어떠한 일을 하는데 내버려두기를 원한다면 그 내면의 동기가 무엇인지 자신의 내면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두기를 원하는 게 아닐까?’ ‘실패 할까 봐 두려워서 그냥 내버려두기를 원하는 게 아닐까?’ ‘최고가 될 수 없기 때문에 1등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 두기를 원하는 게 아닐까?’ 이렇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려면 생각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전에는 일을 함에 있어서 결과가 중요한 만큼 과정도 중시했었는데 요즘은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에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결과가 같더라도 그 동기와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청소년들이 먼저 자기존중과 인내·책임을 통해 자기를 이해하고, 예의·정직·배려를 통해 타인을 존중하고, 정의·애국·인류애를 통해 세계시민으로 성장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아이들에게 스스로 머핀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줄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살아가는 동안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인 가치를 찾고 그 목표를 향해 가는 동안 세상을 바라보는 눈인 철학을 가지고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가는 동안 인간으로서 바람직한 생각과 마음가짐, 행동인 인성을 가지고 살아가게 하려면 청소년들에게 충분히 생각 할 힘을 길러 주어야 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생각 할 시간을 주고 기다려주는 어른이 사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인성컨퍼런스에서 들은 이야기가 귓가에 울린다. “인성의 시작은 자신에 대한 사랑과 존중에서 생겨나고 인성의 완성은 자신을 믿어주는 한사람을 통해서 완성됩니다.” 청소년들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도록 하고 주변에서 이를 지켜보고 지지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우리의 미래는 아직 밝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