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클러 장비 파손으로 누수 발생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 개장 하루 만에 천장에서 물이 쏟아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 부실 공사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39분께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 1층 대합실 화장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 등이 긴급 출동했다.
당시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화장실 앞 천장에 설치된 소방설비인 스프링클러 상향식 헤드가 파손되면서 배관 등에서 누수가 발생했다.
터미널 대합실에 설치된 스프링클러 상향식 헤드는 화재가 발생하면 그 열기로 밸브가 파괴돼 자동으로 물이 살수되는 방식이다. 조사 결과 헤드의 유리밸브가 파손되며 물이 쏟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1시간 30분 넘게 쏟아진 물로 터미널 대합실은 물바다가 됐고, 새어나온 물이 고이면서 무게를 이기지 못한 천장 마감재 일부가 파손되기도 했다.
크루즈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한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은 사업비 413억 원을 투자해 연면적 9885㎡의 2층 규모로 지난 7월 16일 준공, 21일 정식 개장했다.
이에 따라 개장 당일 대형 크루즈선인 코스타 빅토리아호가 처음으로 입항해 외국인 관광객 2245명이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을 이용했다.
그런데 준공 3개월 만이자 개장 하루 만에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데다 자칫 관광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부실 공사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욱이 1시간 30분 이상 누수가 발생했음에도 제주도는 보도 자료를 통해 “발빠른 대처로 신속히 누수를 차단했다”고 밝혀 빈축을 사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파손된 스프링클러를 교체하는 등 터미널 정상 운영을 위한 조치를 모두 완료했다”며 “앞으로 소방안전본부와 합동으로 안전점검을 강화해 사고를 예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소방당국은 이날 특별조사팀을 꾸려 시공·감리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