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1조5000억 불용·이월 사실인가
예산 1조5000억 불용·이월 사실인가
  • 제주매일
  • 승인 201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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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자치도의 불용·이월 예산이 무려 1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불용(不用) 예산은 편성된 예산을 사용하지 않거나 못한 것을 말한다. 이를 내년으로 이월(移越)하겠다는 것으로, 그 규모가 제주도 전체예산 4조원의 37%에 달한다.

좌남수 의원은 21일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올해에만 1조5000억원 가량의 예산이 불용·이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좌 의원은 “제주지역 총생산(GRDP) 14조원 가운데 도(道)에서 나가는 돈이 4조원이라며, 이 중 1조5000억원이 묶여 있어 GRDP가 10% 마이너스 되고 있다”고 불합리한 예산 집행을 강하게 질타했다.

박원철 의원도 “제주도의 전체예산 4조원 중 2조원 정도가 도민들을 위해 쓰여지는데, 1조원이 넘는 예산이 불용 이월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몰아붙였다. 의원들은 그 원인으로 각종 보조금 집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 등으로 진단하고 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선 예산 편성(編成)과 집행(執行)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지 않고선 이런 결과가 나올 리 만무하다.

그동안 10% 선의 예산 불용 및 이월은 있었으나 올해와 같은 대규모는 아마 처음일 터다. 한 해 살림살이의 40%에 가까운 막대한 예산을 내년으로 넘기는 것은 올 한해 동안 공무원들이 거의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자인(自認)하는 꼴이다.

도민들의 피 같은 돈으로 확보된 예산들이 제때 활용되지 못하고 낮잠이나 자고 있는 걸 바라보고만 있을 것인가. 도와 의회는 불용예산에 대한 상세한 내역을 파악하고 가능한 연내(年內) 집행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그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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