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만이 죽음의 존재를 유일하게 알 수 있는 존재라고 한다. 그리해 죽음에 관한 문화를 만들어 냈고, 우리는 그 문화 속에서 죽음을 준비하고 있다. 사람이 태어나서 잘 살다(well-being)가 인생의 종착역에 이르러 죽음이란 완성의 순간에 닿았을 때 아름다운 죽음(well-dying)을 맞이하는 것이 이 시대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묘자리를 중시하는 풍수지리설과 조선시대 억불숭유 정책으로 ‘화장’이 금기시 되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효(孝)사상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강하다. 그러나 지나친 효 사상은 살아 계시는 동안만이 아닌 돌아가신 후에도 존재해 많은 부정적인 면을 초래한다. 돌아가신 분을 풍수지리학적으로 좋은 곳에 모셔야만 후손들이 복을 받는다는 생각으로 묘를 크게 조성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오도된 풍수지리 관습과 일부 사회지도층의 호화 분묘, 허례허식과 장삿속으로 가득한 장의 서비스, 화장·장묘시설을 혐오하는 국민의식 등 우리 추모문화는 개선 여지가 크다. 비록 화장률(2013년 76.9%)이 매장률을 앞질렀다고는 하지만, 국민의 '매장의식'은 아직 뿌리가 깊어 국토는 묘지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묘지면적 확대로 산림 훼손과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저해하고, 과다한 장묘절차를 통해 경제적으로도 큰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장묘문화를 바꿔나가야 한다. 정책적으로도 자연친화적인 자연장의 활성화, 기존 공동묘지를 재정비, 봉안시설을 설치하고 남는 부지는 공원화하며 공공시설이나 대학, 종교시설 등의 봉안시설 설치를 권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각 시·도별 장묘문화 중·장기 정책 및 종합계획을 수립, 추모문화를 새로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진정한 장묘문화와 조상을 소중히 여김이 어떠한 절차에서 더 가까이 다가서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곧 가장 가까이서 한 번 더 찾아갈 수 있으며 내 곁에 손쉽게 모셔두는 친환경 장묘 문화가 이제는 정착 돼야하지 않을까 생각 된다.